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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말 안들은 선수, 제지 못한 감독...누구의 책임일까.
지난 주말 4경기 연속 홈런을 칠 때만 해도 좋았다. 하지만 이범호 감독의 마음 한 켠에 찝찝함이 남았다. 부상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도루를 참던 김도영이, 24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한 경기 2개의 도루를 한 것이다.
이 감독은 키움전을 위해 광주에 돌아와 "본능적으로 뛰려고 하는 건 알겠지만, 상태가 좋지 않을 때는 뛰지 말라고 얘기했다. 도루 1개 더 하는 것보다, 타선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는 최대한 덜 뛰게 하고 싶다. 부상이 염려된다. 하지만 본인이 결정할 문제다. 다리 상태를 보고, 정말 괜찮을 때만 뛰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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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는 감독의 권한이 세다. 또 팀 내부 규칙, 규율 등도 많다. 때문에 김도영의 부상이 정 걱정됐다면, 김도영에게 '도루 금지령'을 내렸으면 된다. 이례적인 일도 아니다. 어느 팀에서든 볼 수 있는 일이다. 감독은 팀을 위해 결단을 내려야 할 때가 많다. 그 일환이다. 예를 들어 '무리하게 도루를 시도하면 벌금' 이런 내부 규칙을 만들 수 있다. 아니면 언론을 통해 "부상 방지를 위해 절대 도루는 안된다"고 강력한 메시지를 내는 것도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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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번 김도영 부상 과정이 뭔가 복잡미묘하다.
이 감독은 지속적으로 김도영의 도루 시도에 대해 걱정을 표시했다. KIA 관계자는 "감독님께서 김도영에게도 계속 직접 이 문제에 대해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김도영이 이 감독의 지시를 어기고 뛰다 다친 것일까. 또 그건 아니다. 이 감독은 김도영에게 "부상 위험이 있으니 뛰지 말라"고 공개적으로 지시한 적이 없다. 다만 "자신의 몸은 자신이 제일 잘 아니, 상태를 잘 체크하고 꼭 필요할 때만 뛰어달라. 물론 무리하게 뛰지 않는 게 가장 좋다" 정도의 권유의 표현 정도였다. 그러니 김도영이 지시 불이행을 한 것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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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