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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왜 박영현을 교체하지 않았을까.
그나마 위안이었던 건 9회 타자들이 상대 마무리 김원중을 무너뜨리며 경기를 연장까지 몰고갔다는 것. 9회에 경기를 끝냈다면 좋았겠지만, 그래도 흐름이 KT쪽으로 넘어왔다.
KT는 승리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10회초 마무리 박영현을 올렸다. 롯데도 김원중을 쓴 상황에서, 10회초를 무사히 넘기면 믿을만한 불펜을 모두 쓴 롯데 팀 사정을 감안했을 때, 10회말 승부를 걸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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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현도 이 장면을 모두 지켜봤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냉철한 마무리 투수라고 하지만, 박영현도 기계가 아닌 사람. 자신이 던진 공에 맞은 동료의 부상에 심적으로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물론, 프로 선수니 그 힘든 상황에서도 투구에 집중해야하는 건 맞았다. 하지만 마음을 다잡지 못했는지 고승민, 레이예스, 전준우까지 4연속 볼넷을 내주며 결승점을 헌납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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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박영현이 던진 공이 무려 35개였다. 전날도 22개의 공을 던진 마무리 투수였다. 안그래도 손동현 부상 후 최근 1이닝 이상 투구가 늘어나고 있었다. 아무리 공을 던지며 경기 체력을 끌어올리는게 박영현의 스타일이라지만 연투와 투구수, 그리고 이미 넘어간 경기 분위기 등을 감안했을 때는 교체 타이밍이었다. 이 이유들 뿐 아니라 상대 부상에 흔들린 박영현의 멘탈 케어도 필요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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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서야 KT는 박영현을 내리고 이정현을 투입했다. 38개 투구 5실점. 자책점 1점이라고는 하지만, 세이브 선두를 달리는 투수에게 치명타가 될 수 있는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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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3점까지 막으면 10회말 공격에서 해볼 수 있다고 계산을 해 끝까지 박영현을 뒀을까. 그 상황에서 박영현에게 38개까지 던지게 한 이유가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수원=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