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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 붙어보자" 신인왕 1순위 송승기가 던진 도전장, 하나도 무서운데 둘이나…6안타 합작한 두 이주형의 등장

정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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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6-30 11:35 | 최종수정 2025-06-30 13:46


"함 붙어보자" 신인왕 1순위 송승기가 던진 도전장, 하나도 무서운데 둘…
29일 고척 삼성전, 데뷔 첫 4안타 경기를 펼친 내야수 이주형. 고척=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고척=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29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삼성전.

키움 라인업에는 이주형이 두명 있었다. 3번 중견수 이주형과 6번 지명타자 이주형.

프로야구 역대 5번째 동명이인 선수가 선발 출전을 한 경기였다.

다소 생소한 2002년생 좌투좌타 내야수 이주형은 야탑고를 졸업한 지난 2021년 2차 4라운드 39순위로 키움 유니폼을 입은 선수. 1m83,105㎏의 당당한 체구의 소유자다.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친 뒤 키움에 복귀했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내야수 이주형 선수가 최근 퓨처스리그에서 좋은 타격 지표를 보여줬다. 타구의 질도 괜찮다는 보고를 받아서 어제 1군에 불렀다"고 설명했다.

상대 선발이 좌완 이승현임에도 홍 감독은 좌타자 이주형을 6번에 비치했다. 사령탑의 안목은 정확했다. 군 복귀 후 첫 선발 출전 경기에서 이주형은 5타수4안타 2타점 2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프로 데뷔 후 1안타가 전부였던 5년 차 중고 루키의 데뷔 후 1경기 최다안타. 동명이인 1년 선배 외야수 이주형도 멀티히트를 기록해 이날 키움의 16안타 중 두 이주형이 6안타를 합작하며 10대7 승리를 이끌었다.


이주형은 데뷔 첫 4안타에 대해 "5안타가 되지 않아서 아쉽다"고 욕심을 낼 만큼 에너지가 넘치는 신예. 실제 8회 마지막 타석의 3루 직선타는 "오늘 5타석 중 가장 잘 맞은 타구였다"고 할 정도였다.

1년 선배 외야수 이주형에 대해 그는 "주형이 형이 리틀야구 할 때부터 워낙 잘하고 유명해서 어릴 때부터 알았다. 제가 군대 있을 때 트레이드로 오셨는데 그때부터 내적 친밀감이 있었다. 그래서 더 빠르게 말도 트고 친하게 잘 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키움을 대표하는 이주형이 돼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에 그는 "키움 하면 이주형 두명이 떠오르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센스 있게 답했다.

레전드 내야수 박석민 코치의 얼굴을 살짝 닮았다는 농담에 "그렇게 치고 싶습니다"라며 "힘이 좋은 타자가 되고 싶은데 아직까지 그 레벨에는 못 간 것 같고, 힘도 좋은데 정교함도 갖추고 있는 타자가 되고 싶습니다. 아직은 많이 부족한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유망주. 루키 시즌 6월27일 고척 KIA전에서 프로데뷔 첫 안타를 홈런으로 기록할 만큼 파워도 있는 선수다.
"함 붙어보자" 신인왕 1순위 송승기가 던진 도전장, 하나도 무서운데 둘…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LG 송승기가 숨을 고르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6.28/

"함 붙어보자" 신인왕 1순위 송승기가 던진 도전장, 하나도 무서운데 둘…
2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 경기. 2회초 무사 이주형이 안타를 치고 나가 기뻐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2.9.22/
인터뷰를 마칠 무렵 그는 취재진을 향해 "한마디만 더 해도 되느냐"며 발길을 잡았다.

이주형은 "LG 송승기 선수랑 고교 동기(야탑고)이자 상무까지 함께 복무해서 많이 친한 친구인데, 한 팬 분이 승기가 저를 만나 승부를 해보고 싶다고 하길래 저도 같은 생각이라고, 만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올시즌 LG 트윈스의 최고 히트상품 송승기는 가장 강력한 신인왕 후보. 선발 중책을 맡아 15경기 8승4패 3.25의 평균자책점, 한때 토종 투수 평균자책점 1위를 달리기도 했다. 퀄리티스타트가 절반이 넘는 8차례일 만큼 안정감 있는 선발로 자리매김한 선수.

프로에서는 송승기가 먼저 떴지만, 야탑고 시절에는 이주형이 더 각광을 받았다. 졸업 당시인 2021년 신인드래프트 지명 순위도 이주형이 높았다.

이주형은 4라운드 39순위로 키움에, 송승기는 9라운드 87순위로 LG에 각각 입단했다. '고교 때는 더 잘한 것 아니냐'는 말에 "승기도 워낙 잘했는데 제 기억에는 3학년 때 몸이 조금 안 좋았었어요. 원래 잘하는 선수여서 잘하는 것 같아요"라고 답하는 배려의 아이콘.

절친 맞대결은 생각보다 빠르게 이뤄질 공산이 크다.

로테이션 상 다음달 8일~10일 잠실에서 열리는 LG-키움 간 전반기 마지막 3연전 중 한 경기에 송승기가 선발 등판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관건은 이주형의 선발 출전 여부. 29일 좌완 이승현을 상대로도 선발 출전해 첫 타석부터 안타를 기록한 만큼 좌투수인 것이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전망. 다만, 그 때까지 꾸준한 활약을 펼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컨디션 저하로 잠시 빠진 최주환도 돌아온다. 이주형은 "제가 (승기 등판 때까지) 잘 하고 있을지 미지수지만 노력하겠습니다"라며 씩씩하게 돌아선다. 신인왕 1순위 후보 절친과의 맞대결. 성사되면 흥미로운 볼거리가 될 전망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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