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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난 올시즌 끝까지 밀어붙일 거다. 네가 테이블세터에 정착해줘야 나도 산다."
그 동안은 주로 하위 타순에서 '마음 편히' 치는 배려를 받았다. 그 결과 2022~2023년에는 2시즌 연속 두자릿수 홈런을 쳤고, 지난해에는 홈런은 9개였지만 OPS(출루율+장타율)를 0.750까지 끌어올렸다.
어느덧 프로 5년차 시즌. 이호준 감독은 김주원이 항저우아시안게임을 통해 병역 문제도 해결했고, 국가대표 단골 유격수로 거듭난 만큼 타순이나 체력적인 부담감은 이겨내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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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이호준 감독은 뚝심있게 밀어붙혔다. 김주원은 5월(타율 2할6푼9리)부터 조금씩 눈을 떴다. 6월 한달간은 3할 타자(3할9리)로 거듭났고, OPS(출루율+장타율)도 0.8 위로 끌어올렸다.
특히 6월 중순부터는 리드오프로 올라섰음에도 발걸음이 가볍다. 7월에도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김주원의 상승세에 대해 이호준 감독은 "리드오프로 '승진'도 했고, 앞으로는 잘할 일만 남았다. 1~3번을 다 칠 수 있는 타자로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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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순이 바뀌면서 눈에 띄는 부분은 도루다. 2022년 처음으로 두자릿수 도루(10개)를 달성했고, 2023년 15개, 지난해 16개에 이어 올해는 전반기도 끝나지 않았는데 벌써 22개를 했다.
출루율의 꾸준한 상승도 눈에 띄지만, 타순 조정으로 인해 타석 자체가 양적으로 늘어난 점 역시 영향을 미쳤다. 김주원은 "도루 시도를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시즌을 시작했고, 그 성과가 나오는 것 같다"며 웃었다. 한때 왼쪽 타석에 정착하는 것을 고민했던 그지만, 이제 양쪽 타석 모두 불편함 없이 치고 있다.
"준비 자세에서 뒤쪽 다리를 한번 조여준다는 느낌으로 임하고 있다. 중심을 뒤쪽에 두면 조급하게 스윙하지 않는 부분에서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이호준 감독이 LG 코치 시절 키움 송성문에게 배워 직접 전수해준 '송성문식 루틴'이 김주원의 부진 탈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타격 준비 동작에서 뒤쪽 다리의 힌지를 한줄 접는다 생각하고 타석에 임하라는 조언이다. 이를 통해 성급하게 손부터 나오던 스윙이 바뀌었고, 몸의 회전이 동반되면서 성적이 좋아지고 있다는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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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폼이나 선수 카드 판매량 등에서 드러나는 팀내 최고 인기 선수 중 한명이다. NC가 공들여 키워낸 토종 프랜차이즈 스타다.
다만 KIA 타이거즈 박찬호에 밀려 올스타전에는 감독 추천 선수로 나간다. 김주원은 "실력도 성적도 인기도 (박)찬호형이 한참 위라서 어쩔 수 없다"며 웃은 뒤 "언젠가 나도 베스트12로 나가고 싶다. 그건 팬들이 뽑아주시는 거니까 더 의미가 있지 않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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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선수를 의식하면 조바심이 나기 마련이다. 나 자신에게 역효과가 생기는 것 같다. 그보다는 나 자신의 실력을 끌어올리면, 성적은 자연스럽게 뒤따라올 거다. 데뷔 이래 아직 세자릿수 안타를 쳐본 적이 없는데, 올해는 꼭 100개 이상의 안타를 치고 싶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