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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운데만 보고 던져!" 데뷔 6년만에 빛본 155㎞ 좌완, 후반기는 필승조?…"나도 이제 욕심이 생긴다" [인터뷰]

김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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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7-09 17:00 | 최종수정 2025-07-09 17:11


"한가운데만 보고 던져!" 데뷔 6년만에 빛본 155㎞ 좌완, 후반기는 …
인터뷰에 임한 홍민기. 김영록 기자

"한가운데만 보고 던져!" 데뷔 6년만에 빛본 155㎞ 좌완, 후반기는 …
8일 부산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롯데의 경기, 4회초 무실점 투구를 마친 홍민기가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7.08/

"한가운데만 보고 던져!" 데뷔 6년만에 빛본 155㎞ 좌완, 후반기는 …
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 롯데 홍민기가 역투하고 있다. 부산=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7.01/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넌 그냥 가운데만 보고 던지면 돼!"

연일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홍민기(24)를 바라보는 김태형 롯데 감독의 얼굴은 만족감으로 가득하다.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만난 홍민기는 "2군에서만 뛰다가 1군에 와서 주목도 받고, 팬들도 알아봐주시고, 결과도 나오니까 이젠 나도 욕심이 생긴다. 큰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고 했다.

홍민기는 전날 두산 베어스 상대로 선발등판, 5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투구수는 63개. 데뷔 6년만의 첫승이 기대됐지만, 경기 후반부 롯데 불펜이 무너지며 역전패함에 따라 아쉽게 놓쳤다.

그래도 4사구 없이 안타도 산발 3개 뿐이었고, 삼진을 무려 7개나 잡아냈다. 최고 153㎞ 직구에 두 종류의 슬라이더를 섞어 두산 타선을 압도했다.

홍민기는 전날 피칭에 대해 "직구 구속보다는 제구가 잘되서 만족스럽다. 빠르게 승부하다보니 볼 개수가 적어서 좋았다"고 돌아봤다.

선발 등판 소식을 들은 건 6일 광주 KIA 전을 마치고 부산에 돌아왔을 때였다. 홍민기는 이미 7월 4일(1이닝), 6일 KIA전(⅔이닝)을 소화한 뒤였다. 그는 "팀내에서도 다들 (김)진욱이가 나갈 거라고 생각했다. 솔직히 당황했다. 전반기 10경기 나갔는데, 감독님이 믿고 밀어주신 거니까"라고 했다.


"한가운데만 보고 던져!" 데뷔 6년만에 빛본 155㎞ 좌완, 후반기는 …
22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롯데의 경기, 4회초 등판한 롯데 홍민기가 역투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6.22/
"5회 끝나고도 던질 수는 있었는데, 선발로 준비한 시즌이 아니다보니 손가락에 물집이 잡혔다. 코치님께서 배려해주신 것 같다. 지금 내 입장에선 승리나 홀드, 세이브 같은 기록보다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는게 중요하다."


홍민기는 "전력분석 코치님께서 '넌 분석이 큰 의미가 없다. 한가운데 보고 던져라' 하신다. 2스트라이크여도 막 홈런타자가 아닌 이상 존에 바로바로 승부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아직 분석이 덜된 것도 장점이다. 홍민기는 "슬라이더를 컷패스트볼식으로 빠르게도 던지고, 히팅 타이밍에는 130㎞대로도 던졌다. 또 슬라이더가 생각보다 각이 큰데, 타자들은 '직구와 슬라이더 2피치'라고만 생각하는 것 같다"고 돌아봤다.

향후 불펜에 전념한다면 직구와 슬라이더를 더욱 가다듬겠지만, 선발 기회가 늘어난다면 체인지업처럼 슬라이더와는 반대 방향으로 휘는 계열의 변화구를 고민중이다.

현재 슬라이더 제구에 대해서는 "10개 중에 7개 정도는 스트라이크를 넣을 수 있다. (유)강남 선배님 무릎 보고 세게 던지면 알아서 낮게 간다"고 돌아봤다.

필승조 가능성에 대해서는 "(최)준용이나 (정)철원이형 같은 경험은 없지만, 감독님이 쓰시면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어릴 때부터 포커페이스가 중요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또 내가 홈런 맞았을 때 타자 세리머니가 크면 기분이 별로 안 좋을 것 같다. 그래서 나도 세리머니를 최소화하는 편이다. (세리머니가 큰)철원이형은 그런 퍼포먼스가 팀 분위기를 올려준다고 하더라. 나도 가을야구나 큰 경기에 잘 던지면 나도 모르게 나오지 않을까."


"한가운데만 보고 던져!" 데뷔 6년만에 빛본 155㎞ 좌완, 후반기는 …
22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롯데의 경기, 4회초 등판한 롯데 홍민기가 이닝을 마친 후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6.22/
지난 4월 일본의 바이오메카닉 관련 아카데미에서 집중 교육을 받은 게 큰 도움이 됐다고. 홍민기는 "몸을 측정한 다음에 일본 톱클래스 선수들과 비교하는 과정이다. 김상진 문동환 코치님께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 제구가 잡히니 자신감이 올라갔다"고 강조했다.

마침 외국인 투수 감보아나 데이비슨도 빠른 공을 지닌 좌완투수들이다. 홍민기는 "감보아나 데이비슨에게도 많이 물어보지만, 나과는 가진 몸 자체가 다르다. 그래도 빼먹을 수 있는 건 최대한 빼먹고 있다"며 웃었다.

"김진욱은 정말 좋아하는 후배다. 어제 홈런 맞고 자책하고 내게 미안해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안 좋다. 긍정적인 성격이니까 금방 올라올 거다."

김태형 감독은 "홍민기는 올해(후반기)는 선발보다는 불펜으로 생각하고 있다. 어제는 투구수가 정말 적었던 거고, 중간 필승조로 나오면 더 확실할 것"이라고 답했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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