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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고졸 2년차, 21세 애송이가 초대형 사고를 쳤다. 연장 11회, 254분 혈투를 마무리짓는 끝내기의 주인공이 됐다.
전날은 최준용을 9회에 쓰기 위해 아끼려다 8회에 역전을 허용했다. 이날은 최준용에게 2이닝 마무리를 맡겼지만, 마지막 순간 탈이 났다.
최준용은 8회초 1사 2,3루의 위기를 막아냈다. 하지만 9회초에도 2사 2,3루 위기가 찾아왔고, 끝내 강승호에게 동점 2타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이어 강승호가 과감한 2루 도루를 성공시켰고, 바뀐 투수 김상수가 이유찬에게 역전타를 허용해 3-4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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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베테랑 심재민이 연장 10회, 11회를 막아냈다. 롯데는 11회말 두산 박치국을 상대로 선두타자 정훈이 안타로 출루했고, 이어 최항이 볼넷을 골라내며 1사 1,2루가 됐다.
그리고 다시 타석에 돌아온 이호준이 1루수 옆을 꿰뚫는 끝내기 안타를 터뜨리며 4시간 14분의 길었던 승부를 끝냈다. 심재민은 632일만의 1군 등판에서 승리투수가 되는 감격을 누렸다.
경기 후 만난 이호준의 첫마디는 "지금도 꿈만 같다. 아직 정신이 하나도 없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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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은 "직구만 노렸다. 치는 순간 조금 막혀서 애매했는데, 코스가 너무 좋았다. 운이 정말 좋았다"고 되뇌었다.
이어 "솔직히 끝내기 안타 치고 싶은 욕심이 났다. 상상만 했던 순간이 오늘 왔다. 죽을 때까지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너무 긴장됐는데, 이렇게 또 한단계 성장할 수 있는 날이 됐다"고 했다.
한창 흐름이 좋던 와중에 부상으로 이탈했다. 그래서 더욱 이 순간이 간절했다. 이호준은 "다치고 오니까 자리도 애매해지고, 차근차근 해보려던 상황이었는데 이렇게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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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라면 누구나 끝내기 안타는 쳐보고 싶은 버킷리스트 중 하나다. 다른 소원이 있을까.
이호준은 "저도 홈런 한번 쳐보고 싶다"며 수줍게 웃었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