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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우승 청부사' 자격으로 텍사스 레인저스 유니폼을 입은 메릴 켈리가 이적 첫 등판서 호투하며 남은 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
그러나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이어가다 6회 견제 회수 착각으로 첫 실점을 한 뒤 수비 실책까지 저질러 2-2 동점을 내준 뒤 교체돼 아쉬움을 남겼다.
텍사스는 지난 1일 트레이드 마감을 몇 분 앞두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켈리를 영입했다. 텍사스는 당시 팀내 상위권 유망주인 좌완투수 콜 그레이크와 미치 브랫, 우완투수 데이비드 해거맨을 내줬다.
텍사스는 메이저리그에서 선발진이 가장 안정적인 팀이다. 이날까지 선발 평균자책점이 3.19로 30팀 중 단연 1위다. 제이콥 디그롬(10승3패, 123⅔이닝, 2.55), 네이선 이발디(9승3패, 103이닝, 1.49), 패트릭 코빈(6승7패, 109⅔이닝, 3.78)은 남부럽지 않은 1~3선발이고, 잭 라이터도 19경기에서 7승6패, 평균자책점 4.10으로 5선발 몫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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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리는 2023년 월드시리즈에서 텍사스를 상대로 호투한 적이 있다. 그해 10월 29일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2차전에 선발등판해 7이닝 동안 삼진 9개를 뽑아내며 3안타 1실점르로 승리투수가 됐다. 애리조나는 텍사스에 1승4패로 무릎을 꿇고 준우승에 그쳤지만, 켈리는 큰 경기에 강하다는 걸 텍사스 구단에 확인시켜준 것이나 다름 없었다. 켈리는 그해 포스트시즌 4경기에서 24이닝을 던져 3승1패, 평균자책점 2.25로 맹활약했다.
당시의 켈리를 잊지 않은 텍사스가 비싼 값을 주고 데려온 것이다. 텍사스는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는 중이다. 이날 승리로 58승54패를 기록한 텍사스는 AL 서부지구 3위, 와일드카드 4위를 지켰다. 와일드카드 3위 시애틀 매리너스(59승53패)에 1경기차이고, 5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56승54패)에는 1경기차로 앞서 있다. 살얼음판 레이스다.
디그롬이 최근 2~3년 동안 부상 경력이 있어 투구이닝에 제한이 있다고 보면 가을야구에서는 켈리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지도 모른다.
5회까지 1안타 무실점으로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이어가던 켈리는 2-0으로 앞서 6회 갑작스런 난조에 빠지며 동점을 허용했다. 켈리는 선두 JP 크로포드에게 우측 펜스를 원바운드로 넘어가는 그라운드룰 2루타, 1사후 랜디 아로자레나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해 1,3루에 몰렸다.
이어 칼 롤리 타석에서 1루주자에 3차례 견제를 해 투구판 이탈 규정(disengagement violation)에 걸려 주자들이 한 루씩 진루해 첫 실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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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브루스 보치 텍사스 감독은 투구수가 69개에 불과한 켈리를 교체할 수밖에 없었다. 이어 등판한 숀 암스트롱이 에이유헤니오 수아레즈를 헛스윙 삼진으로 제압하고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경기는 2-2 동점 상황에서 연장에 들어갔고 양팀이 연장 10회 공방서 4-4로 다시 맞서 11회로 이어졌다. 결국 텍사스는 11회초 무사 1,3루에서 와이엇 랭포드와 에제키엘 두란의 연속 적시타로 두 점차로 달아난 뒤 11회말을 무실점으로 막아 승부를 결정지었다.
승패없이 물러난 켈리는 시즌 평균자책점 3.22를 마크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