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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유니폼이 늘 더러운 이유 → "보면 안다. 재계약 때문에 저러는 건지 원래 열심히 하는 선수인지"

최종수정 2025-08-04 06:29

그의 유니폼이 늘 더러운 이유 → "보면 안다. 재계약 때문에 저러는 건…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10회말 2사 1,3루 두산 김민석이 끝내기 안타 때 케이브가 홈을 파고들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6.05/

그의 유니폼이 늘 더러운 이유 → "보면 안다. 재계약 때문에 저러는 건…
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롯데의 경기, 3회초 1사 1루 김재환 타석때 1루주자 케이브가 2루 도루를 성공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7.09/

[잠실=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재계약 때문에 그러는 선수들도 있는데 우리는 보면 느낌이 있다."

조성환 두산 베어스 감독대행이 외국인타자 제이크 케이브에게 깊은 존경심을 나타냈다. 1년 계약으로 온 외국인선수가 맞나 싶을 정도로 팀에 헌신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

케이브의 유니폼은 늘 흙투성이다. 방망이에만 집중하면서 몸을 아끼는 선수들도 많은데 케이브는 다르다. 다이빙캐치는 물론이고 한 베이스를 더 가려는 주루플레이에 1루에서 슬라이딩도 마다하지 않는다.

조성환 감독대행은 "재계약을 위해서 보여주기 식으로 그렇게 하는 선수들도 있는데 케이브는 이게 케이브의 야구인 것 같다"며 고마워했다.

케이브는 전반기 다소 주춤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이제 KBO리그에 완전히 적응했다. 94경기 411타석 타율 0.307 /출루율 0.353 / 장타율 0.473에 OPS(출루율+장타율) 0.826, 11홈런 57타점을 기록했다.

케이브는 "그것이 내가 항상 플레이했던 방식이다. 내가 어렸을 때부터 자라오면서 봐왔던 선수들이 다 그렇게 했다"며 자신있게 말했다.

케이브는 메이저리그 7시즌 523경기에서 45홈런을 기록한 실력자다. 당장 지난해에도 빅리그에서 123경기에 출전해 7홈런을 때렸다. 두산은 케이브에게 100만달러(약 14억원)를 전액 보장했다.

케이브는 "내가 선수로 뛸 수 있는 시간은 한정적이다. 평생 야구선수로 살 수는 없지 않나. 사람들에게 내가 100%로 뛰지 않는 선수였다고 기억되기 싫다. 그래서 항상 모든 것을 쏟아붓는다"고 밝혔다.


조성환 대행은 두산의 젊은 선수들이 케이브를 본받기를 바란다. 두산은 최근 세대교체 흐름 속에서 20대 초중반 신진급 선수들이 많은 기회를 받고 있다. 케이브의 솔선수범이 큰힘이 된다.

조성환 대행은 "나는 케이브가 교과서라고 생각한다. 흔히 말하는 인생에 꼭 읽어야 하는 책이 한 권 지금 놓여있는 것이다. 우리 선수들에게 그렇게 말해주고 싶다. 플레이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고 눈에 담고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그의 유니폼이 늘 더러운 이유 → "보면 안다. 재계약 때문에 저러는 건…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10회말 1사 두산 케이브가 안타를 날린 뒤 2루를 향해 몸을 날리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6.05/

그의 유니폼이 늘 더러운 이유 → "보면 안다. 재계약 때문에 저러는 건…
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와 두산의 경기, 8회말 무사 1루 케이브가 안타를 치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7.06/
사령탑의 찬사에 케이브도 감사함을 표했다.

케이브는 "나는 말로 리드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래서 항상 행동으로 보여주려고 한다. 내가 올바른 방식으로 플레이를 하는데 나로 인해 다른 선수들이 열심히 하게 된다면 나도 영광"이라며 기뻐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하고 있을 뿐이라며 겸손한 태도를 유지했다.

케이브는 "선수마다 역할이 다르다. 홈런을 치는 선수도 있고 출루를 잘하는 선수가 있듯이 스타일이 다양하다. 나는 몸으로 뛰어야 하는 위치"라고 짚었다.

그러면서도 "또 그렇게 해야만 재계약을 할 수 있다"며 비지니스적 속내도 살짝 내비쳤다.


잠실=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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