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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후반기 평균자책점 7.56. KIA 타이거즈가 신인 지명권 2장과 현금 10억원을 주고 데려온 '승부수'가 안정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11회말 등판한 이준영이 2아웃을 잘 잡고 기예르모 에레디아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한 이후 볼넷을 내주며 흔들리자, KIA 벤치가 투수를 교체했다. 승리까지 아웃카운트 단 1개 남은 상황에서 투수 교체는 6연패를 반드시 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그렇게 등판한 투수는 조상우. 그런데 조상우는 경기를 깔끔하게 끝내지 못했다. 상대한 첫 타자 류효승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더 큰 위기가 찾아왔고, 2사 2,3루에서 폭투로 1점을 더 내줬다. 2점 차까지 쫓기고 주자 1명이 여전히 3루에 있어 위험했던 상황. 어렵게 안상현을 3루 땅볼로 잡아내며 경기를 끝냈지만, 썩 개운한 마무리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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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히어로즈 소속이었던 2019시즌 20세이브, 2020시즌 33세이브를 기록할 정도로 필승조 불펜 투수로서의 경험은 충분히 적립한 투수. KIA는 지난 시즌 초반부터 트레이드 소문이 돌았던 조상우를 시즌이 끝난 후 영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비록 FA 장현식의 이적을 막지는 못했지만, 조상우를 데리고오면서 출혈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였다.
키움과의 트레이드에서 당장 선수를 내주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가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KIA는 키움에 신인 지명권 1라운드, 4라운드 2장과 현금 10억원을 내줬다. 다음달 열릴 2026년도 신인 드래프트에서 KIA는 1,4라운드 신인을 뽑지 못한다. 사실상 내년 핵심 신인 1명 이상을 내준 셈이다. 그만큼 미래와 올 시즌의 현재를 맞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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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는 조상우의 올 시즌 연봉을 4억원으로 올리면서 전략적 접근을 했다. FA를 앞두고 있는 조상우의 연봉을 상승해 선수의 동기 부여도 살리고, 구단 역시 안전 장치를 마련해놨다. 조상우가 잘해서 이적해도 이득이고, 설령 높은 보상금이 부담이 되면 비교적 안전하게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보여주는 퍼포먼스로는 냉정히 성공적 트레이드라고 보기 어렵다. KIA가 7월 이후 계속해서 힘겨운 싸움을 해나가는 핵심 원인은 결국 불펜이다. 부상 선수들이 워낙 많았던 탓도 있지만, 그래도 타선은 아직 힘이 있다. 하지만 수비와 불펜이 흔들리는 경기가 늘어나면서 팀 전체가 요동친다.
베테랑 투수로서 정해영, 전상현과 함께 불펜의 중심을 잡아줘야 할 조상우가 전성기에 못미치는 구위로 흔들리면서 더욱 힘든 싸움을 하고있다. 그렇다고 당장 조상우를 제외하면, 대체 할 수 있는 카드가 확실치가 않아 더욱 답답할 따름이다.
인천=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