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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그대로 경기가 끝날 뻔 했다. 패배를 막는 수비 그리고 승리를 부른 안타. 믿기지 않는 존재감이다.
0-0이던 9회말. KIA는 전상현이 마운드에 등판했다. 1아웃을 잡고나서 한유섬 타석에서 갑자기 스트레이트 볼넷이 나왔다. 이어 류효승까지는 중견수 뜬공으로 잘 처리했지만, 2사 후 대주자 오태곤의 2루 도루를 막지 못했다.
주자가 득점권에 진루한 상황에서 전상현이 최근 타격감 좋은 안상현을 상대했다. 카운트 1B2S. KIA 외야수들은 장타가 많지 않은 안상현을 고려해 실점을 막기 위해 전진 수비를 하고 있었다. 안상현은 그런 수비 위치를 고려한듯, 전상현의 슬라이더 타구를 작심해서 멀리 쳤다. 최대한 멀리 넘겨 외야 수비를 뚫으면, 2루 주자를 홈까지 불러들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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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 연장으로 끌고간 후, 마지막 11회초 공격에서도 김호령의 투지가 빛났다. 무사 1,2루 찬스에서 희생 번트를 시도한 김호령은 2B에서 3루수 방면으로 번트 대기에 성공했다. 리그 최고의 3루수인 SSG 최정이 타구를 잡아 1루로 뿌렸는데, 김호령의 발이 좀 더 빨랐다. 보내기 번트를 안전하게 대고도 김호령의 전력 질주 덕분에 주자 올세이프. KIA가 1사 2,3루가 아닌 무사 만루 찬스를 만든 계기였다. 이 내야 안타 하나로 상대 배터리를 흔든 KIA는 해당 이닝에 대거 4점을 뽑아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경기 후 이범호 KIA 감독도 가장 먼저 김호령을 칭찬했다. 이 감독은 "어떻게든 연패를 끊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마지막 공격에서 타자들이 집중해주면서 귀중한 승리를 얻을 수 있었다"면서 "김호령이 공수에서 정말 좋은 활약을 해줬다. 9회말 호수비는 패배를 막는 수비였고, 11회초 번트 안타도 팀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극찬했다.
인천=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