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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우리가 김하성 데려온 이유인데?" 충격 이적, 오히려 대박 기회다

기사입력 2025-09-03 00:03


"그게 우리가 김하성 데려온 이유인데?" 충격 이적, 오히려 대박 기회다
김하성.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유격수. 그게 바로 우리가 김하성을 데려온 이유다."

충격 이적이 오히려 대박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탬파베이 레이스를 아쉽게 떠난 김하성이 '명문 구단'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설욕할 기회를 얻을 예정이다.

올해 2월 FA 상태였던 김하성과 2년 2900만달러에 계약한 탬파베이가 7개월만에 짧은 동행을 끝냈다. 올 시즌 잦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는 김하성을 2일(이하 한국시각) 웨이버 공시했고, 애틀랜타가 웨이버 클레임을 걸어 그를 영입했다.

웨이버 공시를 하면서 김하성과 탬파베이의 남은 계약은 고스란히 애틀랜타가 떠안게 됐다. 김하성은 사실상 1+1 계약을 맺었다. 올해 보장된 연봉 1300만달러를 받고, 2026시즌 계약에 대한 옵션을 김하성이 쥐고 있다. FA 자격을 취득할 수도 있고, 아니면 김하성이 잔류를 택할 경우 2026시즌 연봉 1600만달러를 받게 된다. 이 역시 애틀랜타에서 유효하다.

'MLB.com'은 "탬파베이가 김하성과 짧고 실망스러웠던 동행을 끝냈다"고 표현했다. '스몰마켓'인 탬파베이로서는 큰 투자를 해서 팀내 최고 연봉을 안겼지만, 실질적으로 김하성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재활 복귀도 예상보다 오래 걸렸고, 복귀 이후에도 잔부상에 시달렸다. 팀 성적도 좋지 않아 포스트시즌도 사실상 좌절된 상황. 연봉 부담을 덜기 위해 김하성을 내보냈다.


"그게 우리가 김하성 데려온 이유인데?" 충격 이적, 오히려 대박 기회다
AP연합뉴스
이제 애틀랜타에서의 시간이다. 사실 애틀랜타 역시 포스트시즌은 사실상 물 건너 갔다. 그러나 잔여 연봉을 부담하면서 김하성을 재빨리 손에 넣은 것은 내년을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

애틀랜타는 지난해부터 유격수 포지션이 취약점을 꼽혔고, 현재도 마찬가지다. 올랜도 아르시아는 부진 끝에 방출됐고, 아르시아를 제치고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찬 닉 앨런은 올 시즌 홈런 없이 OPS 0.536을 기록 중이다. 올해 350경기 이상 출전한 메이저리거들 가운데 최악의 OPS다. 수비력은 준수하지만, 공격력이 지나치게 떨어지다보니 고민이 깊어졌다.

애틀랜타에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김하성과 함께 뛰었던 주릭슨 프로파가 있다. 애틀랜타에서 김하성과 함께 뛰기를 원했던 그는 팀 동료들에게 여러 차례 추천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프로파는 '디 애슬레틱'과의 인터뷰에서 "김하성은 정말 좋은 선수다. 내년 시즌에 대해 계속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그 일이 더 빨리 일어났다"면서 반겼다. 이어 "김하성은 수비적으로도 강하고, 공격도 강하다. 그는 출루를 할 수 있는 선수다. 우리 팀 라인업에도 능력있는 선수들이 많은데, 그런 선수가 한명 더 추가되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게 우리가 김하성 데려온 이유인데?" 충격 이적, 오히려 대박 기회다
AP연합뉴스
브라이언 스니커 애틀랜타 감독은 현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김하성 영입에 대해 "김하성을 영입하고 데리고 오기를 간절히 바랐다"면서 "김하성이 우리팀에 와서 뛰고싶어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주 좋은 클레임(영입)이었다. 샌디에이고에서 부상을 당하기 전, 김하성을 좋아했다. 그는 좋은 선수다. 그가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자"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현지 언론에서도 김하성을 어느 포지션으로 쓸 예정인지를 궁금해했다. 주 포지션은 유격수이지만, 2루와 3루 수비도 가능한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 수상자 출신이다.

하지만 스니커 감독은 단호했다. "유격수. 그게 바로 우리가 그를 데려온 이유"라며 팀내 주전 유격수 갈증에 대한 애타는 마음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김하성에게는 애틀랜타에서 반드시 명예 회복을 해야 한다. 일단 첫번째 FA 계약은 일단 실패로 마무리가 됐지만, 새 팀에서 2막을 열 수 있다. 크고 작은 부상이 이어지면서 자신의 기량을 완벽하게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 이제는 증명의 시간이다. 애틀랜타에서 다시 부활한다면, 두번째 FA '대박'은 시간 문제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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