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야구에 진심 이치로-마쓰이 두 레전드의 아름다운 동행, 나란히 상대 주최 친선경기-어린이교실 참가, 이치로 이틀 만에 등판 배팅볼 213구[민창기의 일본야구]

기사입력 2025-09-03 07:35


야구에 진심 이치로-마쓰이 두 레전드의 아름다운 동행, 나란히 상대 주최…
이치로는 2일 마쓰이가 고향 이시카와현에서 개최한 어린이 야구교실에 참석했다. 사진캡처=주니치 스포츠

야구에 진심 이치로-마쓰이 두 레전드의 아름다운 동행, 나란히 상대 주최…
8월 31일 여자고교대표팀과 경기에 나란히 출전한 이치로와 마쓰이. 사진캡처=주니치 스포츠

긴 설명이 필요 없는 두 '레전드'가 또 자리를 함께 했다. 미일 통산 '507홈런'을 기록한 마쓰이 히데키(51)가 개최한 어린이 야구교실에, 미일통산 '4367안타'에 빛나는 스즈키 이치로(51)가 참여했다. 지난 7월 아시아인 최초로 미국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 허액된 이치로가 서프라이즈 선물처럼 등장하자, 야구소년들과 학부모들이 환호성을 터트렸다. 2일 마쓰이의 고향 이시카와현 나나오시에서 열린 어린이 야구교실에서다.

50대 중년이 된 이치로가 이틀 만에 등판(?)했다. 연습 타격에 나선 초등학생 선수 14명을 상대로 무려 213구를 던졌다. 초반에 제구가 흔들렸는데 점차 안정을 찾았다. 일본 언론은 어린 선수들이 이치로의 피칭에 "나이스볼을 외쳤다"고 했다.

야구 전도사로 나선 이치로는 사인회를 열고 참가 선수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그는 "나도 오늘 많은 걸 배웠다. 감사한다"라고 인사했다. 55명의 야구소년들에게 꿈같은 시간이다. 이치로가 오랫동안 잊지 못한 추억을 선물했다.

마쓰이는 선수생활을 마감한 후 재능 기부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행사는 그가 미일 통산 36번째이자, 일본에서 12번째 개최한 어린이 야구교실이다. 노토반도 중앙에 위치한 나나오시는 지난해 지진 피해가 컸던 지역이다. 마쓰이는 노토반도 중북부에 거주하는 초등학교 4~6학년
야구에 진심 이치로-마쓰이 두 레전드의 아름다운 동행, 나란히 상대 주최…
이치로가 시애틀에서 달았던 등번호 52번은 영구결번됐다. 사진캡처=시애틀 매리너스 SNS
'55명'을 추첨을 통해 선발해 초청했다. 현역 시절 자신의 등번호 '55번'과 같은 수의 야구소년들을 지도했다.

이치로는 이틀 전인 8월 31일, 일본고교여자야구선발팀과 친선경기에 등판해 111구를 던졌다. 자신이 이끄는 야구클럽 '고베 지벤(KOBE CHIBEN)' 선발투수로 9이닝 1안타 완봉승을 거뒀다. 최고 시속 135km 강속구를 던지고, 탈삼진 14개를 기록했다. 고교 여자선수를 상대로 한 친선경기인데도 진심을 다해 임했다. 올해로 5번째를 맞은 이벤트 매치였다.

마쓰이는 이치로의 고향 아이치현 나고야 반테린돔에서 열린 이 경기에 2년 연속 출전해 2년 연속 홈런을 터트렸다. 두 레전드가 상대 행사에 품앗이를 한 셈이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레전드' 마쓰자카 다이스케, 마쓰이 가즈오도 '고베 지벤' 선수로 출전했다.

고교시절 투수로 활약했던 이치로. 프로에선 강견을 자랑하는 외야수였다. 그는 시애틀 매리너스 소속이던 2015년,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원정경기에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8회 4번째 투수로 나가 1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경기 후반 뒤진 상황에서 불펜투수를 아끼기 위한 등판한 것
야구에 진심 이치로-마쓰이 두 레전드의 아름다운 동행, 나란히 상대 주최…
이치로는 지난 7월 아시아인 최초로 메이저리그 명예의전당에 헌액됐다. 이치로는 시애틀에서 메이저리그에서 데뷔해 10년 연속 3할 타율-200안타를 기록했다. 사진캡처=시애틀 매리너스 SNS
이다. 이치로는 "메이저리그 등판이라는 꿈을 이뤘다"라고 했다.

1년 선배 이치로와 마쓰이. 비슷한 길을 걸었다. 나란히 일본리그에서 최고를 찍고 메이저리그에 도전해 성공했다.


오릭스 블루웨이브에서 출발한 이치로는 2001년 시애틀 유니폼을 입었다. 뉴욕 양키스, 마이애미 말린스를 거쳐, 시애틀에 복귀해 은퇴했다. 그는 데뷔 시즌에 아메리칸리그 신인왕과 MVP를 동시에 수상했다. 10년 연속 3할 타율-200안타, 메이저리그 단일 시즌 최다 안타 등 대기록을 양산했다.

요미우리 자이언츠 4번 타자 마쓰이. 2003년 뉴욕 양키스로 이적해 주축타자로 활약했다. 첫해부터 3년 연속 '100타점'을 올리고 월드시리즈 MVP에 올랐다. 그는 LA 에인절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서 뛰다가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마침표를 찍었다.


야구에 진심 이치로-마쓰이 두 레전드의 아름다운 동행, 나란히 상대 주최…
마쓰이는 지난 2월 요미우리의 미야자키 스프링캠프를 방문했다. 사진캡처=요미우리 자이언츠 SNS
이치로는 시애틀 구단주 특별보좌 겸 인스트럭터로 있고, 마쓰이는 뉴욕 양키스 단장 특별보좌를 맡고 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