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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탬파베이 레이스와 김하성(30)의 궁합은 최악이었다. 그러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의 첫 출발은 산뜻했다. 분명 탬파베이 때보다는 궁합이 맞는 분위기다.
김하성은 이렇게 애틀랜타 구단이 내민 숙제에 깔끔한 멀티히트로 '만점답안'을 내놨다. 애틀랜타 구단이 김하성의 영입을 통해 원했던 게 바로 건실한 공격 기여도였는데, 바로 이 점을 충족시킨 활약이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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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출발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2회초 1사 후 첫 타석에 나온 김하성은 시카고 컵스 일본인 선발투수 이마나가 쇼타를 상대로 투수 땅볼에 그쳤다. 의욕적으로 몸쪽 초구 포심(91.1마일)을 받아 쳤지만, 정타로 이어지지 못하며 타구가 맥없이 투수에게 잡혔다.
이어 김하성은 2-4로 추격한 4회초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는 좋은 타구를 날렸지만, 상대 유격수의 호수비에 막혔다. 이번에도 이마나가를 상대로 볼카운트 2B에서 3구째 한복판으로 들어온 포심(90.4마일)을 잘 받아쳤다. 타구 속도가 시속 107.2마일(약 173㎞)까지 나왔다. 2루 베이스 왼쪽을 뚫고 나갈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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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카고 유격수 댄스비 스완슨이 이날 경기의 하일라이트 수비를 펼쳤다. 빠르게 타구를 판단한 스완슨은 슬라이딩하며 타구를 잡은 뒤 그대로 한바퀴 돌아 일어서면서 1루로 송구해 김하성을 아웃시켰다. 댄스비의 골드글러브급 수비가 김하성의 안타를 삭제해버렸다.
그러나 김하성은 좌절하지 않았다. 3-4로 따라붙은 6회초 1사 후 다시 타석에 나온 김하성은 상대 왼손 불펜투수 드루 포머랜즈를 상대로 드디어 애틀랜타 데뷔 안타를 터트렸다. 2B2S에서 들어온 6구째 바깥쪽 너클 커브를 밀어쳐 1-2루 사이 빈공간을 완전히 꿰뚫어 우익수 앞으로 보냈다. 그러나 후속 타자들이 삼진과 내야뜬공으로 물러나며 김하성은 득점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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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의 안타로 애틀랜타는 2사 1, 3루 동점 찬스를 만들었다. 그러나 후속타자 엘리 화이트가 중견수 뜬공으로 아웃되는 바람에 경기는 3대4로 끝나고 말았다. 김하성의 멀티히트 활약도 아쉬움으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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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래긴 했지만, 김하성 개인으로서는 매우 좋은 출발이라 할 만하다. 이제 관건은 더 이상 아프지 않으면서 이런 활약을 꾸준히 이어가는 데 있다. 과연 김하성이 방출 아픔을 딛고, 애틀랜타의 새 희망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