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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팀에서 산뜻한 출발, 이대로만 가자' 탬파베이 방출 수모 김하성, 애틀랜타 데뷔전 멀티히트로 한풀이

기사입력 2025-09-03 21:17


'새 팀에서 산뜻한 출발, 이대로만 가자' 탬파베이 방출 수모 김하성, …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탬파베이 레이스와 김하성(30)의 궁합은 최악이었다. 그러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의 첫 출발은 산뜻했다. 분명 탬파베이 때보다는 궁합이 맞는 분위기다.

김하성이 애틀랜타 유니폼을 입자마자 선발로 나온 첫 경기부터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부활의 기대감을 높였다. 이 기세를 그대로 이어간다면, '비싼 유리몸'으로 평가절하당한 김하성의 가치가 다시 오를 가능성이 크다.

김하성은 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원정경기에 애틀랜타의 6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전날 탬파베이에서 충격적인 방출을 당한 김하성은 곧바로 애틀랜타와 계약해 유니폼을 바꿔입었다. 애틀랜타는 김하성을 데려오자마자 선발 유격수로 내보내며 실전에서 그의 실력을 평가하려 했다.

김하성은 이렇게 애틀랜타 구단이 내민 숙제에 깔끔한 멀티히트로 '만점답안'을 내놨다. 애틀랜타 구단이 김하성의 영입을 통해 원했던 게 바로 건실한 공격 기여도였는데, 바로 이 점을 충족시킨 활약이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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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이 멀티히트를 기록한 건 탬파베이 소속이던 지난 8월 18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 이후 16일 만이다. 김하성은 당시 멀티히트 이후 20일 뉴욕 양키스전에서 5타수 무안타에 그친 뒤 허리 부상으로 부상자명단(IL)에 들어가는 바람에 더 이상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다.

이후 김하성은 부상자 명단에서 돌아올 시점에 탬파베이에서 방출됐고, 애틀랜타 소속으로 부상 복귀전이자 데뷔전에 나서자마자 다시 멀티히트를 날렸다. 부상 후 팀을 옮기고, 다시 첫 경기부터 멀티히트로 건재함을 알리는 일련의 과정이 꽤 드라마틱하다. '몰락한 영웅의 귀환' 서사를 연상케 한다.

이날 출발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2회초 1사 후 첫 타석에 나온 김하성은 시카고 컵스 일본인 선발투수 이마나가 쇼타를 상대로 투수 땅볼에 그쳤다. 의욕적으로 몸쪽 초구 포심(91.1마일)을 받아 쳤지만, 정타로 이어지지 못하며 타구가 맥없이 투수에게 잡혔다.

이어 김하성은 2-4로 추격한 4회초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는 좋은 타구를 날렸지만, 상대 유격수의 호수비에 막혔다. 이번에도 이마나가를 상대로 볼카운트 2B에서 3구째 한복판으로 들어온 포심(90.4마일)을 잘 받아쳤다. 타구 속도가 시속 107.2마일(약 173㎞)까지 나왔다. 2루 베이스 왼쪽을 뚫고 나갈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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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카고 유격수 댄스비 스완슨이 이날 경기의 하일라이트 수비를 펼쳤다. 빠르게 타구를 판단한 스완슨은 슬라이딩하며 타구를 잡은 뒤 그대로 한바퀴 돌아 일어서면서 1루로 송구해 김하성을 아웃시켰다. 댄스비의 골드글러브급 수비가 김하성의 안타를 삭제해버렸다.

그러나 김하성은 좌절하지 않았다. 3-4로 따라붙은 6회초 1사 후 다시 타석에 나온 김하성은 상대 왼손 불펜투수 드루 포머랜즈를 상대로 드디어 애틀랜타 데뷔 안타를 터트렸다. 2B2S에서 들어온 6구째 바깥쪽 너클 커브를 밀어쳐 1-2루 사이 빈공간을 완전히 꿰뚫어 우익수 앞으로 보냈다. 그러나 후속 타자들이 삼진과 내야뜬공으로 물러나며 김하성은 득점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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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김하성은 3-4로 뒤진 9회초 2사 2루 때 이날 두 번째 안타를 쳤다. 우완 불펜 다니엘 팔렌시아를 상대한 김하성은 볼카운트 2B2S에서 5구째 바깥쪽 낮은 99.8마일짜리 강속구를 받아쳐 2루 내야안타를 만들어냈다.

김하성의 안타로 애틀랜타는 2사 1, 3루 동점 찬스를 만들었다. 그러나 후속타자 엘리 화이트가 중견수 뜬공으로 아웃되는 바람에 경기는 3대4로 끝나고 말았다. 김하성의 멀티히트 활약도 아쉬움으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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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애틀랜타 데뷔전부터 멀티히트를 날린 점은 분명 김하성에 대한 평가를 끌어올리기에 충분한 활약이었다. 이날 애틀랜타에서 멀티히트를 친 선수는 김하성 외에 3번타자 아지 알비스(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와 4번 타자 마르셀 오즈나(4타수 2안타) 뿐이었다. 김하성이 데뷔전부터 애틀랜타의 기존 중심타자와 같은 활약을 펼친 것이다.

비록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래긴 했지만, 김하성 개인으로서는 매우 좋은 출발이라 할 만하다. 이제 관건은 더 이상 아프지 않으면서 이런 활약을 꾸준히 이어가는 데 있다. 과연 김하성이 방출 아픔을 딛고, 애틀랜타의 새 희망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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