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숨고 싶을만큼 힘들었다" 시련 딛고 한화 역사의 한 페이지 장식한 스물한살의 뉴 클로저의 과감한 몸쪽 승부

기사입력 2025-09-06 22:18


"숨고 싶을만큼 힘들었다" 시련 딛고 한화 역사의 한 페이지 장식한 스물…
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삼성의 경기, 한화가 7대4로 승리했다. 포수 최재훈에게 인사하는 김서현의 모습. 대구=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9.06/

[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3년 차 마무리 김서현이 한화 야구의 새 역사를 썼다.

우완 최초의 30세이브를 달성했다.

김서현은 6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전에 7-4로 앞선 8회말 1사 1,2루에 조기 등판했다.

삼성은 강민호 대신 수비로 출전한 이병헌 대신 전병우 대타카드로 승부수를 띄웠다.

초구 153㎞ 직구가 손에서 빠지며 전병우의 머리 쪽을 향했다. 깜짝 놀란 타자가 주저앉으며 김서현을 바라봤다.

몸쪽 승부가 부담스러울 법한 상황. 하지만 김서현은 스피드를 높여 154㎞ 빠른 공을 몸쪽 보더라인에 뿌렸다. 빠른 공을 기다리던 전병우가 반응했지만 배트가 늦으며 5-4-3의 병살타. 공 2개 만에 위기탈출이었다.
"숨고 싶을만큼 힘들었다" 시련 딛고 한화 역사의 한 페이지 장식한 스물…
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삼성의 경기, 한화가 7대4로 승리했다. 승리의 기쁨을 나누는 김서현 최재훈 배터리의 모습. 대구=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9.06/
기세가 오른 김서현은 9회 세타자를 삼자범퇴 처리하며 5타자 퍼펙트 세이브를 완성했다. 시즌 30세이브째.

한화 마무리 계보는 좌완이 이어왔다.

2006년 구대성이 37세이브로 구단 최다 기록을 보유중이다. 2008년 토마스가 31세이브, 2018년 정우람이 35세이브를 거뒀다. 세 투수 모두 좌완이었다.


김서현도 감개무량했다. 그는 "솔직히 30세이브는 생각도 못했다. 10세이브까지는 머리 속에 그려봤는데 30세이브는 정말 생각지 못했다. 그래도 좋은 기록으로 팀 승리에 도움이 된 것 같아서 기쁘다"고 말했다.

시련을 극복하고 세운 금자탑이라 의미가 두배다. 김서현은 지난 8월 힘든 시간을 보냈다. 재구가 흔들리며 8월 평균자책점이 8.44까지 치솟았다.

김서현은 "20세이브 이후 팬 여러분께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드려서 솔직히 숨어있고 싶고, 돌아다니는 것도 무서울 정도로 야구가 뜻대로 안돼 힘들었다. 스스로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했는데 항상 옆에서 감독님과 코치님이 응원과 조언을 해 주신 덕에 큰 도움을 받았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멘탈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조금씩 변화를 주면서 좋은 모습을 되찾으려고 노력하다보니 조금씩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팬들을 안심시켰다.


"숨고 싶을만큼 힘들었다" 시련 딛고 한화 역사의 한 페이지 장식한 스물…
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삼성의 경기, 한화가 7대4로 승리했다. 승리의 기쁨을 나누는 김서현과 윤규진 코치의 모습. 대구=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9.06/
이제 스물한살의 3년 차 투수. 대학교 3학년 나이일 뿐이다.

시행착오는 당연한 일이다. 시련은 반드시 흔적을 남긴다. 긍정적으로 극복하면 돈 주고 살 수 없는 평생 쓸 유익한 경험이 되고, 부정적으로 이겨내지 못하면 평생 드리울 그림자가 될 트라우마가 된다.

눈물까지 쏟으며 힘 들어했던 김서현. 힘든 시간을 빠르게 극복해 가고 있다. 앞으로 더 단단해질 일만 남았다.

김서현은 "팬 여러분들의 응원과 선배님들의 조언이 정말 항상 큰 힘이 되고 있다. 앞으로도 팬 여러분의 응원을 받을 자격이 있는 선수, 팀에 도움을 주는 선수로 자리잡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듬직하게 다짐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