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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창조적으로 진다는 건 이런 경기를 두고 하는 말 같다.
지난 6월 마운드에 복귀해 시즌 13번째 선발등판에 나선 오타니는 5이닝 동안 볼넷 1개만을 내주고 무안타 무실점의 '노히터' 피칭을 펼치며 에이스로 돌아왔음을 알렸다. 최고 101.7마일, 평균 99.2마일의 강력한 직구를 앞세워 삼진은 5개를 잡아냈다.
올해 80개 이상을 두 번 던진 오타니의 이날 투구수는 68개로 6회에도 던질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자체적으로 설정한 '5이닝 제한'에 묶여 투구를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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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브랜든 마시가 투스트라이크에서 로블레스키의 3구째 87.3마일 슬라이더를 끌어당겨 우측 펜스를 훌쩍 넘어가는 스리런포로 연결, 5-4로 전세를 뒤집었다.
로블레스키가 하염없이 무너지는데도 다저스 벤치는 그에게 오랫동안 마운드를 맡겼다. 베이더에게 안타를 내주자 그제야 마크 프라이어 투수코치가 불펜에 전화를 걸었고, 슈와버의 중전안타가 나오자 프라이어 코치가 마운드를 방문했다. 하지만 투수 교체는 없었다.
로버츠 감독은 로블레스키가 좌완투수이니 필라델피아 좌타 트리오 슈와버, 하퍼, 마시를 상대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모두 정타를 얻어맞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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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상태를 이어가던 다저스 타선은 8회말 어렵게 동점을 만들었다. 선두 오타니가 우완 데이비드 로버트슨의 2구째 몸쪽을 파고든 90.2마일의 커터를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크게 넘겼다. 발사각 37도, 타구속도 113.4마일, 비거리 430피트짜리 시즌 50호 홈런.
이로써 오타니는 지난해(54개)에 이어 2년 연속 50홈런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이는 베이브 루스, 마크 맥과이어, 켄 그리피 주니어, 새미 소사, 알렉스 로드리게스에 이어 6번째 기록이다.
다저스는 1사후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2루타, 프레디 프리먼의 볼넷, 토미 에드먼의 좌전안타로 만든 만루 찬스에서 알렉스 콜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6-6 동점에 성공했다.
그러나 마무리 트라이넨이 9회초 2사후 웨스턴 윌슨에 좌측 2루타를 맞고 브라이슨 스탓을 고의4구로 내보낸 뒤 마샨에게 우월 3점포를 내주고 고개를 숙였다. 마샨은 볼카운트 3B1S에서 5구째 91.2마일 몸쪽 커터를 가볍게 끌어당겨 우측 펜스를 살짝 넘어가는 아치로 연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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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다저스팬들은 오타니의 '원맨쇼'에 만족해야 했다. 시즌 2승을 눈앞에서 놓쳤으나, 평균자책점을 3.75에서 3.29로 낮추고, 탈삼진은 54개로 늘렸다.
특히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한 시즌 50홈런-50탈삼진을 동시에 달성한 선수가 됐다. 50-50 클럽은 오타니가 아니면 이루기 힘든 역사적인 업적으로 평가받는다. 50홈런을 친 시즌에 투수로서 삼진을 1개라도 잡은 선수는 1921년 뉴욕 양키스 베이브 루스 밖에 없다. 그는 그해 59홈런을 터뜨렸고, 사실상 폐업한 투수로 2게임에 나가 9이닝을 던져 2탈삼진을 기록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