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4-0으로 앞선 6회초 저스틴 로블레스키가 연속 3안타를 맞고 무사 만루의 위기에 몰리자 마크 프라이어 투수코치를 마운드로 올려보내 놓고 자신은 뭔가를 들여다보고 있다. 사진=MLB.TV 캡처
오타니 쇼헤이가 8회말 시즌 50호 홈런을 터뜨린 뒤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창조적으로 진다는 건 이런 경기를 두고 하는 말 같다.
LA 다저스가 오타니 쇼헤이의 역사적인 퍼포먼스를 내팽개치 듯 어이없는 패배를 당했다.
다저스는 17일(이하 한국시각)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홈 3연전 2차전에서 6대9로 패했다. 선발투수 오타니의 눈부신 피칭으로 5회까지 4-0으로 앞서던 다저스는 6회초 등판한 두 번째 투수 저스틴 로블레스키가 한꺼번에 5실점하는 바람에 전세가 뒤집어졌고, 오타니의 홈런 등으로 다시 동점을 만들었으나 9회초 블레이크 트라이넨이 3점포를 얻어맞아 무릎을 꿇고 말았다.
지난 6월 마운드에 복귀해 시즌 13번째 선발등판에 나선 오타니는 5이닝 동안 볼넷 1개만을 내주고 무안타 무실점의 '노히터' 피칭을 펼치며 에이스로 돌아왔음을 알렸다. 최고 101.7마일, 평균 99.2마일의 강력한 직구를 앞세워 삼진은 5개를 잡아냈다.
올해 80개 이상을 두 번 던진 오타니의 이날 투구수는 68개로 6회에도 던질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자체적으로 설정한 '5이닝 제한'에 묶여 투구를 멈췄다.
오타니 쇼헤이가 5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투수 복귀 후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AFP연합뉴스
그러나 4-0으로 앞선 6회초 로블레스키가 무더기로 안타를 얻어맞으며 순식간에 5점을 허용했다. 1사후 라파엘 마샨, 해리스 베이더, 카일 슈와버에게 3연속 안타를 내줘 만루에 몰린 로블레스키는 브라이스 하퍼에게 우중간을 흐르는 2루타를 허용해 2점차로 추격을 허용했다.
그러나 마무리 트라이넨이 9회초 2사후 웨스턴 윌슨에 좌측 2루타를 맞고 브라이슨 스탓을 고의4구로 내보낸 뒤 마샨에게 우월 3점포를 내주고 고개를 숙였다. 마샨은 볼카운트 3B1S에서 5구째 91.2마일 몸쪽 커터를 가볍게 끌어당겨 우측 펜스를 살짝 넘어가는 아치로 연결했다.
오타니 쇼헤이가 8회말 우월 솔로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번 3연전 첫 두 경기를 모두 내준 다저스는 84승67패를 마크, NL 서부지구 1위를 유지했으나, 반드시 잡아야 할 동부지구 선두 필라델피아(91승61패)와의 승차가 6.5게임차로 벌어졌다. 이제 NL 2위 필라델피아를 잡는다는 건 기적이 아니고선 이루어지기 어렵다. 필라델피아가 올시즌 다저스에 4승1패로 앞서 타이브레이커를 확보, 실제는 7.5게임차다. 다저스는 1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오른다고 해도 2021년 이후 4년 만에 와일드카드시리즈부터 가을야구를 해야 한다.
결국 다저스팬들은 오타니의 '원맨쇼'에 만족해야 했다. 시즌 2승을 눈앞에서 놓쳤으나, 평균자책점을 3.75에서 3.29로 낮추고, 탈삼진은 54개로 늘렸다.
특히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한 시즌 50홈런-50탈삼진을 동시에 달성한 선수가 됐다. 50-50 클럽은 오타니가 아니면 이루기 힘든 역사적인 업적으로 평가받는다. 50홈런을 친 시즌에 투수로서 삼진을 1개라도 잡은 선수는 1921년 뉴욕 양키스 베이브 루스 밖에 없다. 그는 그해 59홈런을 터뜨렸고, 사실상 폐업한 투수로 2게임에 나가 9이닝을 던져 2탈삼진을 기록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