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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어쩌면 고우석이 미국에서 마지막으로 등판한 실전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나마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투구는 괜찮았다. 옛 명성을 잠시나마 떠올리게 할 정도는 됐다. 미국 무대를 향한 작별경기라고 보면 나쁘지 않은 결말이다.
이 경기는 사실상 고우석의 시즌 최종전이라고 볼 수 있다. 톨레도는 22일 아이오와를 상대로 시즌 마지막 경기를 치르는데, 21일 경기에 2이닝을 던진 고우석이 22일에도 등판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기 때문이다.
이날 고우석은 팀이 4-2로 앞선 8회말에 등판했다. 첫 상대인 조너선 롱을 2루 땅볼로 처리한 고우석은 계속해서 딕슨 마차도와 제임스 트리안토스를 좌익수 뜬공과 2루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이 경기를 포함해 고우석은 9월 들어 꽤 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9일에도 2이닝 1실점(비자책)을 기록하며 2경기 연속 비자책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를 포함해 9월 들어 7경기에서 1승 무패 평균자책점 1.80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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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상위 구단인 디트로이트가 고우석을 잔여기간에 콜업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디트로이트는 현재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1위다.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매우 유력하다. 팬그래프스 닷컴에 따르면 84.6%다.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에 1경기 차로 쫓기고 있지만, 큰 이변이 없는 한 포스트시즌에 나간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렇다면 현재의 승차를 유지하는 동시에 포스트시즌에서도 활약해 줄 즉시전력감이 필요하다. 마이너리그에서 이런 역할을 할 선수를 시즌 막판에 불러올릴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리고 고우석은 그런 대상도 아니다. 트리플A 4점대 평균자책점 투수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고우석의 올해는 끝이 났다. 이제 다음 시즌 재도전 가능성을 따져봐야 하는데, 방출이 유력하다. 디트로이트 구단 입장에서는 자주 아픈 트리플A 4점대 평균자책점 투수를 계속 안고 가야할 이유가 없다.
고우석은 2023년 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2년 450만 달러(약 63억원)에 계약했다. 2026시즌 300만 달러(약 42억원) 규모의 옵션도 있다. 그러나 이건 확정적인 게 아니다. 상호 옵션으로 선수와 구단이 모두 동의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고우석이 동의한다고 해도 디트로이트 구단이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유력하다.
결국 고우석이 메이저리그에 재도전하려면 새로운 팀을 찾아야 한다. 그런데 현재의 성적을 놓고 볼때 고우석의 성공 가능성에 투자할 구단은 드물다. 고우석은 지난 2년간 메이저리그 콜업에 실패했고, 마이너리그에서만 통산 76경기에 나와 6승4패 7홀드 6세이브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5.61로 매우 나쁜 편에 속한다. 시장에 나온다면 선택을 아예 못받거나 매우 나쁜 조건을 제안받거나 둘 중 하나다. 결국에는 한국으로 돌아오는 선택을 하게될 가능성이 크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