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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수준이 이렇게 높은 것인가. 아니면 KBO리그를 평정했던 이정후의 실력이 거품에 불과한 것이었나.
네 번의 타석에서 단 한번도 하드 히트(타구속도 95마일 이상)가 나오지 않았다. 모조리 무기력한 헛방이질이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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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야구통계사이트인 베이스볼레퍼런스닷컴에 따르면 올 시즌 현재 메이저리그 평균 타율은 0.246이다. 이정후는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중 50위 후반에서 60위 초반의 타율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아직 시즌은 남아있다. 현재 이정후의 페이스를 보면 여기서 더 올라가는 것보다 더 내려갈 가능성이 좀 더 많다.
만약 이정후가 2할5푼대 타율마저 유지하지 못한다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KBO리그에서는 통했을 지 몰라도 MLB의 레벨과는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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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정후는 두 번째 시즌이자 실질적으로 첫 MLB 풀타임 시즌인 올해 타율 3할은 커녕 2할6푼대 유지도 위태로운 현실을 보여줬다. 이렇게 되면 1차적으로는 샌프란시스코 구단의 선수 가치 평가시스템에 오류가 있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겨우 MLB 평균 또는 그 이하 수준의 타자에게 연간 평균 약 1883만달러(약 263억원)를 쏟아붓는 건 엄청난 자원 낭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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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문제는 포스팅 또는 FA를 통해 MLB로 진출하려는 다른 한국인 선수들에게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KBO리그의 당대 최고 레벨 운동능력을 지닌 타자가 MLB에서는 정작 평균 또는 그 이하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향후 MLB 구단들의 한국인 선수에 대한 관심도를 떨어트리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이정후에게는 남은 시즌에 슬럼프를 털어내 최대한 타율을 끌어내야 한다는 숙제가 생겼다. 자신의 커리어 뿐만 아니라 앞으로 MLB무대에 도전할 동료 선후배들을 위해서라도 분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