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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지금도 늦긴 했지만, 3년 전부터도 물러났어야 했다. 늙은이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면 안 된다."
하지만 최형우의 바람은 또 이뤄지지 않았다. 정규시즌을 다 마쳐가는 지금 최형우는 또 KIA의 4번타자 자리를 지켰다.
최형우는 130경기에서 타율 0.308(461타수 142안타), 24홈런, 85타점, OPS 0.935를 기록했다. KIA의 유일한 3할 타자고, 타점과 OPS 모두 팀 내 1위다. 외국인 타자 패트릭 위즈덤이 33홈런을 쳐 홈런 부문에서만 2위로 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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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내내 어둡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오선우가 나성범이 부상으로 이탈한 사이 중심 타자로 성장했다. 타율 0.265(412타수 109안타), 17홈런, 52타점, OPS 0.755를 기록,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최형우를 밀어낸다는 기준으로 보면 물론 아직 갈 길이 멀다.
후배들의 부상과 부진 속에 최형우는 또 KIA의 FA 계약 1순위가 됐다. 나이가 무색하게 팀 내 타격 지표 전체에서 거의 1위를 놓치지 않았다. '최형우에게 도대체 얼마를 줘야 하냐'는 말이 시즌 내내 나왔다.
최형우는 2016년 시즌 뒤 처음 FA 자격을 얻어 KIA와 4년 100억원에 계약했다. KBO 역대 최초 100억원 계약이었다. 2021년 시즌을 앞두고 FA 재자격을 얻은 최형우는 KIA와 3년 총액 37억원에 계약했고, 지난 시즌을 앞두고는 1+1년 총액 22억원 비FA 다년계약에 성공했다. 9년 동안 KIA와 계약한 총액은 159억원이다.
나이를 고려하면 장기 계약은 어렵겠지만, KIA가 최형우를 붙잡을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현재 최형우 없는 KIA 타선은 힘이 크게 떨어진다. 외국인 타자 위즈덤도 끝내 최형우를 4번에서 밀어내지 못했다.
최형우는 후배들에게 자신을 밀어달라고 꾸준히 이야기하는데, 자꾸 팀 내 최고 타자 자리를 지키며 재계약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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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