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방망이 패대기, 동료가 맞을 뻔 했다...나와서는 안 됐던 송성문 화풀이 [고척 현장]

최종수정 2025-09-28 16:07

분노의 방망이 패대기, 동료가 맞을 뻔 했다...나와서는 안 됐던 송성문…
25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키움 히어로즈 경기. 키움 송성문이 삼진을 당하고 있다. 대구=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9.25/

[고척=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120억원 계약하면, 이렇게 화내도 되는 건가.

키움 히어로즈 송성문이 던진 배트에 하마터면 동료 임지열이 맞을 뻔 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키움은 2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삼성 라이온즈와 맞대결을 펼쳤다. 송성문은 변함 없이 2번-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문제 상황은 5회말 마지막 발생했다. 키움이 1-2로 밀리던 2사 1, 2루 상황. 송성문에게 찬스가 걸렸다. 삼성은 강타자 송성문에 맞서기 위해 배찬승을 급히 올렸다.

첫 2개의 슬라이더에 연속 헛스윙. 스리고 볼-파울-볼. 그리고 배찬승의 6구째 151km 몸쪽 높은 직구가 들어왔고 송성문의 방망이가 헛돌아갔다. 헛스윙 삼진.

송성문이 화를 참지 못하고 방망이를 땅에 내리쳤다. 배트가 부러졌다. 그리고도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방망이를 더그아웃 옆 쪽으로 강하게 던져버렸다. 그런데 방망이가 날아간 곳은 다음 타자 임지열이 연습 스윙을 하고 있던 곳. 임지열이 깜짝 놀라 날아오는 배트를 피했다. 하마터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뻔 했다.

그걸로도 안되서 송성문은 더그아웃에 들어가 헬멧까지 집어던져버렸다.


분노의 방망이 패대기, 동료가 맞을 뻔 했다...나와서는 안 됐던 송성문…
23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BO리그 KT 위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키움 3루수 송성문이 송구 실책 후 아쉬워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9.23/
이날 앞 두 타석에서 좌익수 플라이와 삼진으로 물러났었다. 또 지난 두 경기 연속 안타가 없었다. 중요한 찬스에서 해결하지 못한 자책감이었을 수도 있다. 아니면 배찬승의 공에 스윙 궤적이 맞지 않아 분노가 폭발했을 수도 있다. 개인의 불만족이든, 팀을 위한 일이든 주장이자 간판 선수가 이런 과격한 행동을 하면 팀 분위기에 좋을 게 없다. 특히 키움은 어린 선수들이 많은 팀이다. 사기 진작을 하기 위해 조금 과격한 제스처를 취할 때가 있지만, 이번 건은 분명 그런 의도는 아닌 걸로 보였다.


프로 선수라고 화를 내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 화를 풀어야 다음 플레이에 집중할 수 있다. 어떤 구단은 더그아웃 뒤에 방망이나 주먹으로 안전한(?) 화풀이를 할 수 있는 도구를 설치하기도 했었다. 다만, 팬들이 보는 앞에서는 자제하는 게 좋고 위에서 얘기했듯이 동료 부상 위험까지 발생시키는 화풀이는 절대 나와서는 안된다. 오히려 임지열이 그런 송성문을 계속해서 달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임지열은 송성문보다 1살 많은 형이다.

지난해부터 기량이 급성장한 송성문은 올시즌 도중 6년 총액 120억원 전액 보장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에 비FA 다년계약을 맺어 화제의 중심에 섰다. 또 이 계약과 관계 없이 시즌 종료 후 메이저리그 진출 도전을 선언했다. 많은 것이 걸려있는 가운데, 야구가 잘 안 되면 화가 나는게 당연하지만 프로 선수로서의 품격은 지킬 필요가 있는 장면이었다.


고척=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