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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120억원 계약하면, 이렇게 화내도 되는 건가.
키움 히어로즈 송성문이 던진 배트에 하마터면 동료 임지열이 맞을 뻔 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문제 상황은 5회말 마지막 발생했다. 키움이 1-2로 밀리던 2사 1, 2루 상황. 송성문에게 찬스가 걸렸다. 삼성은 강타자 송성문에 맞서기 위해 배찬승을 급히 올렸다.
첫 2개의 슬라이더에 연속 헛스윙. 스리고 볼-파울-볼. 그리고 배찬승의 6구째 151km 몸쪽 높은 직구가 들어왔고 송성문의 방망이가 헛돌아갔다. 헛스윙 삼진.
송성문이 화를 참지 못하고 방망이를 땅에 내리쳤다. 배트가 부러졌다. 그리고도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방망이를 더그아웃 옆 쪽으로 강하게 던져버렸다. 그런데 방망이가 날아간 곳은 다음 타자 임지열이 연습 스윙을 하고 있던 곳. 임지열이 깜짝 놀라 날아오는 배트를 피했다. 하마터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뻔 했다.
그걸로도 안되서 송성문은 더그아웃에 들어가 헬멧까지 집어던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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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선수라고 화를 내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 화를 풀어야 다음 플레이에 집중할 수 있다. 어떤 구단은 더그아웃 뒤에 방망이나 주먹으로 안전한(?) 화풀이를 할 수 있는 도구를 설치하기도 했었다. 다만, 팬들이 보는 앞에서는 자제하는 게 좋고 위에서 얘기했듯이 동료 부상 위험까지 발생시키는 화풀이는 절대 나와서는 안된다. 오히려 임지열이 그런 송성문을 계속해서 달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임지열은 송성문보다 1살 많은 형이다.
지난해부터 기량이 급성장한 송성문은 올시즌 도중 6년 총액 120억원 전액 보장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에 비FA 다년계약을 맺어 화제의 중심에 섰다. 또 이 계약과 관계 없이 시즌 종료 후 메이저리그 진출 도전을 선언했다. 많은 것이 걸려있는 가운데, 야구가 잘 안 되면 화가 나는게 당연하지만 프로 선수로서의 품격은 지킬 필요가 있는 장면이었다.
고척=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