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역대 가장 화려한 경력의 패전투수가 남긴 상처.
좋았다. 전반기 종료 시점 3위였다. 주전 선수들의 부상 소식이 들려왔지만, 그 때마다 새얼굴 '상동 자이언츠'들이 나타나 새로운 스타로 탄생했다. 박세웅은 '드디어 돈값한다'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전반기 압도적인 활약을 했다. 김원중도 '최고의 FA 계약'이라는 평가를 받을만큼 잘했다.
하지만 후반기 악몽의 12연패가 롯데를 기다리고 있었다. 공교롭게도 10승 투수 데이비슨을 내보내고, 벨라스케즈를 데려왔다. 나쁘지 않은 선택으로 평가받았다. 메이저리그 통산 38승의 최고 수준 경력. LG 트윈스도 영입을 고려했을 정도의 커리어를 가진 강속구 투수였다. 전반기 끝 3위였는데 2위 LG 트윈스와 1경기 차이 뿐이었다. 안정적 3위를 넘어 2위, 그리고 선두 경쟁까지 가담할 수 있다는 희망찬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
한화 이글스-LG 트윈스전 2연패. NC 다이노스전 6이닝 4실점 투구로 첫 승을 따내며 반등하는 듯 했지만, 두산 베어스와 SSG 랜더스 상대로 난타를 당하며 또 연패. 150km 넘는 강속구를 뿌리지만 상대 타자들이 마치 알고 치는 듯 편하게 받혀놓고 때려버리니 롯데와 김 감독도 죽을 맛이었다. 전성기 시절 보여줬던 구위가 사라진 채로 한국에 넘어온 탓이었다. 결정타는 13일 SSG전. 1회도 채우지 못하고 5실점하며 충격적인 강판을 당했다.
|
그리고 한국에 와 10번째 경기를 28일 두산전에서 채웠다. 2-4로 끌려가다 8회 믿었던 최준용이 3실점으로 무너지며 패색이 짙어진 상황. 마지막 아웃카운트 1개를 남기고 김 감독은 벨라스케즈를 등판시켰다. 벨라스케즈는 김재환을 유격수 플라이러 처리했다.
최준용을 바꾸는 타이밍은 맞았지만, 굳이 외국인 투수 벨라스케즈를 올릴 필요가 있었을까 생각이 들기도 한 장면. 그렇게 벨라스케즈는 역대 최고 커리어의 패전 투수가 됐고, 롯데는 그 벨라스케즈와 함께 8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 성적표를 받아드는 비극을 맞이하고 말았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