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현질'을 참을 수 없는 것이다...절체절명 순간 폭풍 9K, 오랜만에 132억 '돈값'

기사입력 2025-10-01 09:56


이래서 '현질'을 참을 수 없는 것이다...절체절명 순간 폭풍 9K, 오…
18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NC의 경기, NC 선발투수 구창모가 역투하고 있다. 창원=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9.18/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이래서 '현질'을 참을 수 없구나.

FA, 비FA 다년계약은 위험이 따른다. 많은 돈을 주고 장기 계약을 했다 실패를 하면 치명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투수 장기 계약은 더 큰 위험 요소들이 있다. 보통 팔은 '소모품'이라고 하는데, FA 자격을 얻을 즈음까지 많은 사용을 하고 문제가 발생할 즈음 대형 계약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야수보다 투수 FA 성공 사례가 적은 이유이기도 하다. 올해만 해도 엄상백(한화) 최원태(삼성) 장현식(LG) 투수 FA 3명 다 실패라고 하는 게 냉정한 평가일 것이다.

최근 대형 계약 중 가장 많이 회자된 것이 바로 NC 다이노스의 구창모 계약이었다. 2023 시즌을 앞두고 NC는 구창모와 7년 총액 132억원이라는 천문학적 액수에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했다.

좌완으로는 리그 최고의 구위를 가진 선수. 하지만 늘 전제 조건이 따라붙었다. 건강했을 때.

계속 아팠다. 여기저기 부상이 있었다. 그럼에도 NC는 구창모를 믿고 거액을 안겼다. 하지만 계약 첫 시즌부터 부상으로 제대로 공을 던지지 못했고, 결국 2023년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도 발탁되지 못해 상무로 현역 복무를 했다.


이래서 '현질'을 참을 수 없는 것이다...절체절명 순간 폭풍 9K, 오…
24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KBO리그 NC와 LG의 경기. 선발 투구하고 있는 NC 구창모. 창원=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9.24/
NC는 올시즌 중반 구창모가 돌아와 순위 싸움에 힘을 더해주기를 바랐다. 하지만 6월 돌아왔을 때 전혀 공을 던질 수 있는 몸상태가 아니었다. 심지어 상무 복무 기간 중에도 4경기 출전이 전부였다. 이호준 감독은 선발로 던지지 않는 구창모는 의미가 없다며, 그에게 몸을 만들 수 있는 시간을 줬다. 하지만 복귀 준비 과정에서 팔꿈치 이상을 호소하는 등 문제가 생겨 복귀는 계속 미뤄지기만 했다. 죽음의 순위 싸움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 감독도, NC도 답답할 뿐이었다.

그렇게 우여곡절끝 돌아왔다. 지난달 7일 KIA 타이거즈전. 3이닝 무실점. 빌드업을 해야하기에 선발로 나와도 투구수 50개 정도에 끊어야 했다. 매 경기가 결승전인데, 선발 투수에게 이런 배려를 하는 자체가 대단한 일이었다. 심지어 세 번째 경기인 24일 LG 트윈스전은 4⅓이닝 8안타 4실점으로 무너졌다.


이래서 '현질'을 참을 수 없는 것이다...절체절명 순간 폭풍 9K, 오…
18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NC의 경기, 2회초 투구를 마친 NC 구창모가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창원=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9.18/

하지만 스타는 정말 중요할 때 '한방'을 터뜨린다. NC는 시즌 막판 기적과 같은 6연승을 질주했고 30일 5위 경쟁 상대 KT 위즈와 운명의 매치를 치르게 됐다. 이 감독은 선발 신민혁에 이어 구창모 구원이라는 깜짝 카드를 꺼내들었고, 구창모는 이 경기에서 4이닝 9삼진 무실점이라는 엄청난 투구를 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이 승리로 NC는 KT를 제치고 5위로 올라섰다. 132억원 계약 후, 구창모가 정말 처음으로 '돈값'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날이었다.

올해 복귀 후 팀에 도움이 되지 않았기에 NC로서는 구창모가 야속할 수 있었겠지만, 이렇게 가을야구 진출에 결정적 도움을 주고 또 가을야구에서 활약한다면 모든 아픔이 기쁨으로 승화될 수 있다. 과연 구창모와 NC는 어떤 엔딩을 맞이하게 될 것인가.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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