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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마지막 포크볼이 바깥쪽이었다면, 커트할 수 있었을 것이다. 칠 수 없는 변화구였다."
이날 은퇴 경기의 백미는 9회 오승환의 등판이었다. 오승환은 이날 은퇴 선수 특별 엔트리로 경기에 나설 수 있었고, 삼성이 5-0으로 리드를 하자 9회초 마지막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KIA 이범호 감독은 오승환 등판에 맞춰 베테랑 최형우를 대타로 내보냈다. 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만난 이 감독은 "최형우가 찾아와 오승환 선배가 던지면 대타로 나가면 안 되겠느냐고 하더라. 나도 좋은 생각이라고 했다"고 최형우 대타 투입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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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우는 헛스윙 삼진 상황에 대해 "존 안에 꽂히는 직구는 여전히 힘이 있더라. 그런 가운데 높은 쪽 직구와 바깥쪽 포크볼에 타이밍을 내주고 말았다. 카운트가 몰렸다. 마지막 헛스윙 당한 포크볼이 바깥쪽으로 왔다면 내가 커트를 했을 것이다. 그러면 승부가 길어졌을 거라 생각한다. 그런데 마지막 공은 정말 절묘하게 몸쪽으로 떨어졌다. 칠 수가 없는 공이 왔다"고 돌이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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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마지막 투구인데 최형우가 홈런이나, 안타를 치는 것도 뻘쭘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삼성 포수 강민호와 어느정도 얘기를 하고, 헛스윙을 당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었다. 최형우는 이이 대해 "강민호와 어떠한 이야기도 나누지 않았다. 경기 전 만나 오승환 선배가 나오면 내가 대기할 수 있다 이 정도 얘기만 했었다. 오히려 강민호는 내가 타석에서 오승환 선배와의 승부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줬다"고 설명했다.
최형우는 마지막으로 "같은 팀에 있을 때부터 가장 존경한 선수였다. 흠이 없는 선배이기도 했다. 승부 후에는 마음을 담아 인사를 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최형우는 오승환의 광주 은퇴 투어 때 개인적으로 감사패를 준비해 선물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었다.
광주=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