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KIA와 한화의 경기, 8회초 안타를 치고 1루에 나선 KIA 정현창의 모습. 대전=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9.02/
[광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찬호형이 자기 어릴 적 모습을 보는 것 같다고. 저 마음에 든다고 하시네요."
타격은 아직 더 봐야겠지만, 수비 하나만큼은 정말 '찐'이라고 해도 절대 오버가 아닌 것 같다. KIA 타이거즈가 NC 다이노스와의 대형 트레이드를 이 선수를 위해 했나 싶을 정도로 인상적이다.
주인공은 19세 유격수 정현창. 올시즌 도중 한 3대3 트레이드에서 가장 주목을 받지 못한 선수다. 그도 그럴 것이 고졸 신인이고, 7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대박 조짐이다. KIA 이범호 감독은 아시아야구선수권대대회에 다녀온 정현창을 1일 KT 위즈전에 1번-유격수로 선발 출전 시켰다. 그리고 2일 SSG 랜더스전에는 9번-2루수로 내보냈다. 두 포지션에서 어떻게 수비를 하는지 보기 위해서다.
첫 날 유격수 수비에서 호평을 받았다. 이 감독은 "1년에서 몇 년 뛴 선배들보다, 수비에서는 훨씬 낫다"고 극찬했다. 스텝, 글러브질, 송구까지 과정이 매우 부드럽고 매끄러웠다. 그 와중에 어깨는 강했다.
2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SSG-KIA전. 7회말 무사 정현창이 안타를 친 후 기뻐하고 있다.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10.2/
2루수도 완전히 합격. 어려운 타구들을 여유있게 척척 처리해냈다. 경기 중간 유격수 자리로 옮긴 뒤 나온 2루수 김규성이 바로 어려운 타구였지만, 잡지 못하니 비교가 됐다.
이제 19세 선수이기에 근력 등이 프로 1군 선수가 되기에는 부족해 방망이는 가다듬어야 할 게 많지만, 수비에 있어서만큼은 당장 손볼 게 전혀 없을 정도로 뛰어났다.
정현창은 "원래 유격수지만, 이번 대표팀에서 2루수로 뛰었기에 2루에서도 적응은 문제 없었다"고 밝혔다.
어린 나이에도 완성형 수비를 선보일 수 있는 것에 대해서는 "어릴 적부터 수비하는 걸 더 좋아했다. 학교를 다니며 감독, 코치님들께 잘 배우기도 했고 기본기 훈련을 충실히 했다. 처음 시작할 때부터 공 잡는 거는 잘했던 것 같다. 오늘도 까다로운 타구들이 올 때 어렵다고 느꼈지만, 몸이 알아서 반응을 했다"고 밝혔다.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스타일. 물론 부끄러워서 본인 입으로는 말을 하기 힘들지만 말이다.
1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IA와 LG의 경기, 2회말 문보경의 내야땅볼 타구를 잡아 1루에서 잡아내는 박찬호의 모습.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9.13/
이 감독은 2루에 투입하며 박찬호와 호흡을 맞추며 배움이 있기를 기대했다. 정현창은 "찬호형이 비가 오는 날은 땅과 공이 미끄러우니, 더블 플레이를 할 때 타구를 빨리 줘야 한다고 알려주셨다"고 했다. 이어 "자기 어렸을 때 모습을 보는 것 같다고 해주셨다. 마음에 든다고 하셨다"고 말하며 쑥스럽게 웃었다.
취재진이 "박찬호 어릴 때보다 훨씬 잘하는 것 같은데"라고 하자 손사래를 치며 인터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