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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허를 찌르는 심리전 양상.
중요한 건 삼성이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너무 힘을 써버렸다는 것. 후라도, 원태인을 선발로 썼다. 최상은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1, 2차전에 나가주는 것이었는데 일정상 쉽지 않게 됐다. 투구수도 많았다. 이미 박진만 감독은 두 사람을 3, 4차전에 투입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1, 2차전 상대 앤더슨-화이트 원투펀치에 맞서 가라비토와 나머지 한 명의 선발로 맞서야 한다는 것. 아무리 홈 경기와 후라도, 원태인이 기다린다 해도 원정에서 2연패를 하면 삼성의 플레이오프행 꿈은 가물가물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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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완 이승현이 엔트리에 없고, 회복이 되지 않았다는 보고를 받은 가운데 삼성에서 선발로 나설 선수는 최원태, 양창섭 정도였다. 사실 최원태가 나올 거라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을 듯. 포스트시즌에서 너무 약하고, 실제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도 불펜으로 나와 데이비슨 사구를 허용한 뒤 2차전 미출전 선수 굴욕을 당했기 때문.
하지만 무슨 생각인지 박진만 감독은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 85.3%가 걸린 SSG와의 1차전 선발로 최원태를 선택했다. 그래도 썩어도 준치라고, 구위는 좋은 최원태가 혹시 '긁어줄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이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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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게 웬일. SSG가 1차전 선발로 화이트를 예고했다. 이유는 장염 증상 회복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어찌됐든 결과론적으로 삼성의 허를 찌른 게 됐다.
만약, SSG가 화이트를 내서 1차전을 이겨버리면 2차전 가라비토 카드가 있더라도 삼성이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마지막 변수도 있다. 앤더슨의 상태가 빠르게 회복되지 않으면 2차전에 나오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2차전 SSG는 김광현 카드를 꺼내들어야 하고, 그렇게 되면 삼성의 부담은 조금 더 줄어들 수 있다.
과연 이 선발 매치업 결정이 양팀의 운명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