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우리가 몰랐던 것인가, 후라도는 정규시즌 맞춤형 투수였을 수 있다는 것을...
9회말 에이스 후라도가 갑자기 등판하자, 그 기대감은 하늘을 찔렀다. 그도 그럴 것이, SSG 랜더스는 선발 김건우를 조기 강판시키며 필승조를 다 쓴 가운데 삼성의 후라도 깜짝 카드에 SSG가 당황할 가능성이 매우 높았기 때문이다. 후라도가 2이닝 정도를 막아준다고 하면, 그 사이 강한 타선의 힘으로 승부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었을 것이다.
|
그리고 4일을 쉬었다. 원래는 13일 3차전 선발로 예고됐는데, 갑자기 2차전에 나왔다. 가을야구에서는 다음 등판 중간 사이드 피칭을 생략하고 선발들이 1이닝씩 나오기도 하니, 후라도가 등판한 건 아주 이례적인 일은 아니었다. 원태인의 컨디션이 더 좋고, 3차전 SSG 예상 선발 앤더슨과 맞서 싸우는데 원태인이 낫다고 판단했다면 후라도를 불펜으로 잠깐 쓰고 4차전으로 돌리는 작전을 충분히 생각해볼 수 있었다. 원태인도 7일 NC전에서 던졌었기에, 5일 휴식 후 3차전 등판이면 큰 무리가 없었다.
|
후라도는 2023, 2024 시즌 키움 히어로즈 소속으로 최고의 선발로 활약했다. 꼴찌팀 에이스 한계로 11승, 10승에 그쳤지만 퀄리티스타트를 해내는 능력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이닝도 183⅔이닝, 190⅓이닝을 소화했다. 정규시즌용 선발로는 최고의 선수였다. 삼성에 와서도 마찬가지였다. 197⅓이닝을 던지며 15승8패 평균자책점 2.60을 찍었다. 무려 23번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우리는 후라도가 가을야구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사실 알 수 없었다. 200이닝 가까이 던진 선수가, 정규시즌 후 체력적으로 버텨낼 수 있을지 확인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맞이한 첫 포스트시즌이었다.
|
과연, 4차전 선발로 조정이 된 후라도는 첫 가을야구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3차전 결과에 따라 후라도의 투구 향방이 완전히 바뀔 것 같은 느낌이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