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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심우준과 오지환 사이?
아직 FA 시장이 열리기 전이다. 시즌이 다 끝나고, FA 승인 선수가 공시가 돼야 진짜 막이 열린다.
그 중 가장 뜨거운 선수가 바로 KIA 타이거즈 유격수 박찬호다. 총액 100억원 이상 계약이 가능한 대어급 선수가 거의 보이지 않는 가운데, 유격수라는 포지션 희소성과 주전 유격수가 필요한 팀들이 많다는 시장 상황에 여기저기서 박찬호 몸값을 올려주느라 바쁘다. 100억원 얘기까지 나온다.
하지만 KBO FA 역사에 홈런을 치는 '장포' 유형의 선수가 아닌, '똑딱이' 타자가 100억원 이상 계약을 체결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수비와 컨택트는 기존 자원이나 신예들 중 훈련과 출전 기회를 통해 어느정도 만들어내고 보완이 가능하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큰 타구를 칠 수 있는 능력은 타고나는 것이다. 때문에 장타자들 몸값이 크게 뛰어도, 홈런이 없으면 '초대박'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설을 설일 뿐. 냉정하게 박찬호의 적정 몸값을 측정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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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하게 자료들을 가지고 따질 것 없다. 일단 심우준보다는 위라고 대부분 인정할 것이다. 두 사람의 수비 능력이 동일하다고 한다면, 타격은 박찬호의 절대 우위다. 심우준은 타율이 2할 초중반대다. 반대로 박찬호는 2023~2024 시즌 2년 연속 풀타임 3할을 쳤고, 올해도 148안타를 치며 2할8푼7를 기록했다. 도루도 30개 가까이 충분히 가능하다.
사실 심우준이 지나치게 높은 평가를 받은 대표적인 '오버페이' 사례인데, 어찌됐든 그렇게 유격수 시장가가 책정됐으니 박찬호는 50억원보다 더 많은 금액을 요구할 게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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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심우준의 50억원과 오지환의 124억원 사이에 박찬호를 두면 100억원도 가능한 것인가. 계약 기간을 봐야 한다. 오지환은 6년 계약이다. 계약금, 세부 연봉 등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총액을 계약 기간으로 나누면 오지환은 연 20억원이 조금 넘는 금액이고, 이를 4년으로 환산하면 80억원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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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준쪽과 가깝냐, 오지환쪽과 가깝냐고 한다면 위일 것 같다. 박찬호의 최근 3년 페이스가 좋았고, 경쟁이 붙으면 몸값이 올라갈 수밖에 없기 때문. 그렇게 정리하면 4년 계약 기준, 65억원에서 80억원 사이가 최대치라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어떤 구단이 박찬호를 이보다 더 높은 급의 선수라고 평가해 더 많은 돈을 안긴다면 이런 지표들은 무의미해지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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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