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이대호, 김태균, 박병호...차고 넘치던 토종 1루수 씨가 말랐다, 그래서 아예 다 빼버렸다

기사입력 2025-10-13 13:22


이승엽, 이대호, 김태균, 박병호...차고 넘치던 토종 1루수 씨가 말랐…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1루수 없이 어떻게 야구를...

KBO는 12일 전력강화위원회가 확정한 K-BASEBEALL SERIES 대표팀 명단을 확정, 발표했다.총 35명의 선수가 태극 마크를 달게 됐다. K-BASEBEALL SERIES는 11월 8일~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체코 대표팀과 2경기를 치르고 11월 15일~16일엔 일본 도쿄돔에서 일본 대표팀과의 2경기를 치른다.

명단을 보면 야수는 17명이 뽑혔는데, 내야수 선발이 흥미롭다.

내야수 자원으로는 김영웅(삼성) 문보경 신민재(이상 LG) 박성한(SSG) 김주원(NC) 노시환(한화) 송성문(키움) 한동희(상무)가 선발됐다.

왜 흥미롭냐면 1루수가 없다. 많은 팀들이 외국인 타자를 1루수로 쓰는 현실인데, 그렇다고 국가대표팀에 1루 용병을 데려다 쓸 수도 없는 노릇. 그렇다고 전문 1루수룰 한 명도 둘 만한 선수가 없다는 현실이 KBO리그의 현 상황을 보여준다. 이승엽, 이대호, 김태균, 박병호 등의 계보를 이을 토종 거포가 그만큼 없다는 의미다. 이 선수들의 전성기 때는, 대표팀 1루수를 도대체 누구에게 맡겨야 하나가 감독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였다. 전력 구성에, 선수들 자존심을 지켜주는 일까지 매우 어려운 숙제였다.


이승엽, 이대호, 김태균, 박병호...차고 넘치던 토종 1루수 씨가 말랐…
2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두산의 경기, 경기장을 찾은 허구연 총재와 야구대표팀 류지현 감독, 강인권, 김원형 코치, 조계현 전력강화위원장의 모습.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8.27/
이번 대표팀에는 1루수로 뽑힐 만한 선수 중 강백호(KT)가 제외됐다. 그래도 야구는 해야하는 법. 3루수만 5명이다. 일단 유격수는 박성한과 김주원 투톱 체제다. 2루는 신민재가 지키는 가운데, 3루수 자원 중 송성문도 2루 커버가 가능하니 문제가 없다. 결국 김영웅, 문보경, 노시환, 한동희 중 한 명이 1루로 가야하는데 문보경이 있으니 큰 걱정은 없다. 다른 선수들은 1루 경험이 많지 않은 반면, 문보경은 정규 시즌 중에도 1루로 출전한 경험이 많다. 1루 수비도 큰 문제 없이 척척 해낸다. 노시환도 한화에서는 3루로 전경기에 나갔지만, 국가대표팀에서는 1루를 맡은 경험이 있다.


이승엽, 이대호, 김태균, 박병호...차고 넘치던 토종 1루수 씨가 말랐…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LG 3루수 문보경이 수비를 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9.30/
류지현 감독은 1루 수비는 아무래도 다른 포지션에 비중이 떨어지니, 그 수비를 하겠다고 다른 선수를 넣는 것보다 방망이에 포커스를 맞추고 선수를 선발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 중심에 문보경이 있어 가능했다. LG 감독 시절부터 문보경의 수비력을 알고 있으니 내릴 수 있는 결정이었을 듯.

내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이정후(샌프란시스코) 김하성(애틀랜타) 김혜성(LA 다저스)해외파 선수들에 한국 대표로 WBC 출전이 가능한 외국인 선수를 최대한 소집된다 해도, 거기서도 1루를 맡을 자원은 딱히 눈에 띄지 않는다.


과연 류 감독은 앞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궁금해진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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