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없는 건 절대 아니다" 지독한 짠돌이, 키움발 FA 핵폭탄이 터질 것인가...냉정한 현실은?

최종수정 2025-10-14 05:07

"돈이 없는 건 절대 아니다" 지독한 짠돌이, 키움발 FA 핵폭탄이 터질…
30일 서울 고척돔에서 열린 KBO리그 키움과 SSG의 경기. 경기 종료 후 올 시즌을 마친 키움 선수들이 팬들에게 인사를 했다. 팬들에게 인사하는 키움 주장 송성문. 고척=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9.30/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돈이 없는 건 절대 아닌데..."

과연 키움 히어로즈발 FA 핵폭탄이 터질 것인가.

올시즌 FA 시장은 열리기도 전부터, 그 어느 때보다 과열 조짐이다. 예비 FA 선수들의 커리어, 경기력 등을 봤을 때는 소위 말하는 '초대박' 계약이 나오기 힘들어 보이는데, 또 시장은 어떻게 흘러갈지 예측 불가다. 계산대로 돈이 쓰여지지 않는다. 그래서 FA 대박 계약은 운도 따라야 한다는 말이 있다.

KIA 타이거즈 유격수 박찬호의 시장가가, FA 시장이 열리기도 전부터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거기에 영향을 준 구단이 있으니 3년 연속 최하위 키움 히어로즈였다.

사실 키움은 모두가 알다시피 리그 최고 '짠돌이' 구단이다. 다른 9개 구단은 모기업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돈을 펑펑 쓰는 것과 달리, 키움은 구단 태생부터 달랐고 모든 부분에서 자생해야 한다. 그러니 창단 후 FA 시장에서 '대어급' 선수들을 영입한 역사가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오히려 그 사이 선수를 팔아 버티는 구단으로 낙인 찍히고 말았다. 실제 최근 수 년 동안 메이저리그, KBO리그에 보상금과 지명권 등을 받고 주축 선수들을 무수히 넘겨왔다.

그런데 올 정규시즌 막판부터 야구판에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키움이 올해 FA 시장에, 그것도 거물급 선수 영입전에 뛰어들 거란 얘기였다.


"돈이 없는 건 절대 아니다" 지독한 짠돌이, 키움발 FA 핵폭탄이 터질…
30일 서울 고척돔에서 열린 KBO리그 키움과 SSG의 경기. 경기 종료 후 올 시즌을 마친 키움 선수들이 팬들에게 인사를 했다. 팬들에게 감사 인사하는 키움 설종진 감독. 고척=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9.30/
말도 안 되는 얘기가 아니었다. 팀 간판인 송성문에게 전례 없는 6년 120억원 전액 보장 비FA 다년계약을 갑자기 안겼다. 또 2027년부터 샐러리캡 하한제가 도입된다. 팀 전체 연봉이 지나치게 낮은 키움이 타깃이 돼 만들어진 규정. 리그에 참가하려면 약속한 돈을 써야하는데, 현재 보유한 선수든 연봉과 기량 등을 볼 때 다짜고짜 월급을 올려줄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럴려면 대어급 FA를 데려오는 게 가장 속 편한 일일 수 있었다.

여기에 설종진 신임 감독이 불을 붙였다. 취임식에서 FA 선물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구단과 논의는 해봐야 하는 일이지만, FA 영입은 필요하고 가장 필요한 포지션은 내야수"라고 밝혔다. 그러니 키움이 내야수 최대어 박찬호 영입전에 뛰어들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안그래도 과열되는 양상에, 서울과 돔구장 프리미엄을 가진 키움까지 뛰어들면 영입전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을 걸로 전망됐다.


"돈이 없는 건 절대 아니다" 지독한 짠돌이, 키움발 FA 핵폭탄이 터질…
21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NC와 KIA의 경기, 5회말 2사 1,2루 KIA 박찬호가 1타점 적시타를 치고있다. 광주=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9.21/

그렇다면 키움은 정말 올해 FA 시장에 참전하는 것일까. 일단 소문은 소문일 뿐이라는 반응이다. 키움 관계자는 "정해진 건 아무 것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설 감독의 발언도 팀 현 상황에 대한 개인적 견해일 뿐이지, 그게 FA 영입과 직접 관련된 건 아니었다고 정정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 시장이 열리기 전이고, 시장 상황을 봐야 한다. 이런 단계에서 우리가 '누구를 영입하겠다' 이런 얘기를 하기는 이르다. 물론 시장에 아예 관심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팀에 필요한 선수가 나온다면, 영입을 고려할 수 있다. 돈이 없는 것도 절대 아니다. 하지만 지금은 선수단 구성 자체에 대한 어떤 부분도 결정된 게 없다"고 설명했다.

일단 가장 중요한 건 송성문이다. 대형 계약을 체결했지만, 특수하다. 포스팅을 거쳐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한다. 송성문이 미국 진출에 성공하면 계약은 자동 파기다. 이런 부분이 키움의 향후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송성문이 잔류하면 팀 전력이 유지되니 FA 영입을 해 꼴찌 탈출에 대한 확실한 의지를 보일 수도 있고, 송성문이 떠나면 거기에 투자하기로 한 돈을 대어 영입에 쓸 수도 있다.


"돈이 없는 건 절대 아니다" 지독한 짠돌이, 키움발 FA 핵폭탄이 터질…
2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키움과 롯데의 경기, 6회초 2사 3루 키움 송성문이 1타점 적시타를 치고 기뻐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9.20/
이 관계자는 "송성문에 대한 결정이 정해지지 않고는, 뭔가 움직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실토했다. 문제는 송성문은 미국에서 크게 주목받는 선수가 아니기에, 지난해 김혜성(LA 다저스) 사례처럼 포스팅 신청 후 막판까지 시간을 끌 가능성이 높은데 12월 말, 1월 초까지 대어급 FA 선수가 행선지를 결정하지 않고 기다려줄지는 미지수다. 만약 FA 선수가 그 때까지 시간을 끌고 계약하지 않는다면 키움과의 연루를 의심해볼 상황이 만들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키움이 무조건 올해 큰 돈을 쓴다' 이 소문은 너무 앞서나간 것이었을 확률이 매우 높다. 여전히 모든 게 조심스러운 구단이다. FA 영입을 원하는 팀들은 일찍부터 방향성을 세우고 내부 준비를 한다. 키움에서는 그 움직임이 전혀 읽히지 않고 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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