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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돈이 없는 건 절대 아닌데..."
KIA 타이거즈 유격수 박찬호의 시장가가, FA 시장이 열리기도 전부터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거기에 영향을 준 구단이 있으니 3년 연속 최하위 키움 히어로즈였다.
사실 키움은 모두가 알다시피 리그 최고 '짠돌이' 구단이다. 다른 9개 구단은 모기업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돈을 펑펑 쓰는 것과 달리, 키움은 구단 태생부터 달랐고 모든 부분에서 자생해야 한다. 그러니 창단 후 FA 시장에서 '대어급' 선수들을 영입한 역사가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오히려 그 사이 선수를 팔아 버티는 구단으로 낙인 찍히고 말았다. 실제 최근 수 년 동안 메이저리그, KBO리그에 보상금과 지명권 등을 받고 주축 선수들을 무수히 넘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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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설종진 신임 감독이 불을 붙였다. 취임식에서 FA 선물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구단과 논의는 해봐야 하는 일이지만, FA 영입은 필요하고 가장 필요한 포지션은 내야수"라고 밝혔다. 그러니 키움이 내야수 최대어 박찬호 영입전에 뛰어들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안그래도 과열되는 양상에, 서울과 돔구장 프리미엄을 가진 키움까지 뛰어들면 영입전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을 걸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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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키움은 정말 올해 FA 시장에 참전하는 것일까. 일단 소문은 소문일 뿐이라는 반응이다. 키움 관계자는 "정해진 건 아무 것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설 감독의 발언도 팀 현 상황에 대한 개인적 견해일 뿐이지, 그게 FA 영입과 직접 관련된 건 아니었다고 정정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 시장이 열리기 전이고, 시장 상황을 봐야 한다. 이런 단계에서 우리가 '누구를 영입하겠다' 이런 얘기를 하기는 이르다. 물론 시장에 아예 관심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팀에 필요한 선수가 나온다면, 영입을 고려할 수 있다. 돈이 없는 것도 절대 아니다. 하지만 지금은 선수단 구성 자체에 대한 어떤 부분도 결정된 게 없다"고 설명했다.
일단 가장 중요한 건 송성문이다. 대형 계약을 체결했지만, 특수하다. 포스팅을 거쳐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한다. 송성문이 미국 진출에 성공하면 계약은 자동 파기다. 이런 부분이 키움의 향후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송성문이 잔류하면 팀 전력이 유지되니 FA 영입을 해 꼴찌 탈출에 대한 확실한 의지를 보일 수도 있고, 송성문이 떠나면 거기에 투자하기로 한 돈을 대어 영입에 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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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키움이 무조건 올해 큰 돈을 쓴다' 이 소문은 너무 앞서나간 것이었을 확률이 매우 높다. 여전히 모든 게 조심스러운 구단이다. FA 영입을 원하는 팀들은 일찍부터 방향성을 세우고 내부 준비를 한다. 키움에서는 그 움직임이 전혀 읽히지 않고 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