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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감독이 뭘 어찌하겠나. 에레디아, 한유섬이 희생타도 못 치는데...
1차전부터 3차전까지 3경기 연속포를 터뜨린 고명준, 그리고 2차전 9회 극적 결승 끝내기포를 쳐낸 김성욱이 아니었다면 SSG는 0대3 스윕을 당해야 마땅할 경기력이었다.
결국 해줄 선수들이 해주지 못한 여파가 너무 컸다. 그걸 모두 압축시켜놓은 게 바로 14일 열린 4차전 8회초. 상대 선발 후라도의 호투에 전혀 힘을 못 쓰던 SSG는 8회 불펜 김태훈과 이승현(우완)이 나오자 기다렸다는 듯 찬스를 만들었다. 무사 1, 3루 상황서 박성한이 극적 동점 2루타를 때려내 경기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왔다. 박성한은 혼란한 틈을 타 3루까지 가는 센스를 발휘했다. 무사였기에, 매우 중요한 주루 플레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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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도 그럴 것이 박성한은 1번. 이 말인 즉슨, 무사 3루에서 나오는 타자가 에레디아-최정-한유섬이라는 의미였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상황이 SSG에 만들어진 것.
하지만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아무리 구위가 좋다지만 고졸 신인 배찬승을 상대로 에레디아 삼진을 당하며 확 찬물이 끼얹어졌다. 최정이 사구로 출루하며 분위기를 다시 살아나는 듯 했지만, 믿었던 베테랑 한유섬까지 배찬승에 헛스윙 삼진을 당해 분위기가 완전히 가라앉았다. 제 아무리 감이 좋은 고명준이라도 자신에게 온 폭탄에 대한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제 스윙을 하지 못하며 이호성을 상대로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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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동점이었지만, 사실상 여기서 경기 분위기가 갈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1점만 더 완전히 상대 숨통을 끊었다면, 삼성 타자들의 기가 죽어 8회 디아즈-이재현 연속타자 홈런과 같은 호쾌한 스윙이 나오지 않았을 수 있고 투수 운용도 달라져 조병현 등 더 강한 투수가 나왔을 수 있다.
SSG는 이번 준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에레디아, 최정, 한유섬이 지독한 부진에 빠져 시리즈 내내 힘겨운 승부를 벌여야 했다. 감독 입장에서도 이 타자들의 커리어라면 믿고 맡길 수밖에 없는데, 터지지 않는다고 빼거나 바꿀 수도 없고 정말 미칠 노릇이었을 듯. 그렇게 SSG의 가을야구가 허무하게 마무리 됐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