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겼어도 찝찝했다...배찬승을 못 믿어서? 더 강한 한화 상대, 필승조 운영 바뀔까

기사입력 2025-10-15 15:07


이겼어도 찝찝했다...배찬승을 못 믿어서? 더 강한 한화 상대, 필승조 …
14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SSG의 준PO 4차전. 8회초 무사 3루 역전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라 SSG 에레디아, 한유섬을 삼진 처리한 삼성 배찬승이 마운드에서 내려오고 있다. 대구=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10.14/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플레이오프에서는 불펜을 어떻게 돌릴 것인가.

삼성 라이온즈는 14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5대2로 승리,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NC 다이노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가까스로 이긴 뒤, 강팀 SSG를 업셋해버리는 저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4차전 이기고 기뻐할 수만은 없었다. 투수 운영에서 실수가 있었고, 하마터면 경기를 넘겨줄 뻔했기 때문에 말이다.

삼성은 선발 후라도의 7이닝 무실점 역투로 2-0 리드를 가져갔다. 그리고 불펜 싸움. 8회 김태훈을 올렸다. 유력한 선택지 중 하나였다. 경험 많은 베테랑.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활약했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하게 제구가 흔들릴 때가 많다. 특히 승부처에서 그런 모습을 많이 노출했다. 이날도 긴장했는지 선두 정준재에게 허무하게 볼넷을 내줬다. 제구가 완전히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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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SSG와 삼성의 준PO 4차전. 8회초 무사 정준재에게 볼넷을 내 준 김태훈이 교체되고 있다. 대구=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10.14/
심각한 상황임을 감지한 삼성 벤치는 곧바로 투수 교체. 이승현(우완)이었다. 이승현 역시 올시즌 들쭉날쭉한 모습으로 삼성팬들에게 애증의 존재가 된 선수. 오태곤에게 중전 안타, 박성한에게 2타점 동점 2루타까지 얻어맞았다.

삼성에게는 불행 중 다행이었던 건 고졸 파이어볼러 신인 배찬승과 이번 가을 물오른 기량을 발휘하고 있는 이호성이 에레디아, 최정, 한유섬, 고명준 강타자들을 상대로 무사 3루 위기를 벗어나게 해줬다는 것이다. 그리고 9회 마무리 김재윤을 올려 경기를 끝냈다. 차라리 8회 시작에 배찬승이나 이호성이 등판했다면 어땠을까 생각이 들게 한 경기 내용.


이겼어도 찝찝했다...배찬승을 못 믿어서? 더 강한 한화 상대, 필승조 …
14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SSG의 준PO 4차전. 삼성 이승현이 역투하고 있다. 대구=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10.14/
이번 가을야구를 앞두고 삼성이 크게 부각되지 못한 건 막강한 타격과 극명히 비교되는 허약한 불펜 때문이었다. 정규시즌 내내 골머리를 앓게 했는데, 큰 경기에서는 불펜 전력이 약하면 경기 후반 치명타를 허용하는 경우가 더욱 많다. 그리고 그게 경기에 미치는 영향은 정규시즌과 비교하면 수십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준플레이오프는 통과했다. 플레이오프는 한화 이글스. 삼성 선수들은 체력이 떨어졌는데, 상대는 더 강해졌다. 더욱 심혈을 기울여 시리즈 준비를 해야할 상황이다.


이겼어도 찝찝했다...배찬승을 못 믿어서? 더 강한 한화 상대, 필승조 …
14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SSG와 삼성의 준PO 4차전. 8회초 추가실점을 막은 이호성이 주먹을 쥐고 있다. 대구=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10.14/
삼성은 이번 가을 선발진이 훌륭한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다. 선발들을 믿는다면 필승조 운영법을 새롭게 꺼내들 필요가 있어 보인다. 아직 어린 투수들이라 배찬승과 이호성을 확실하게 믿지 못할 수 있는데, 다시 한 번 김태훈이나 이승현 카드가 흔들려 경기가 넘어가버리면 팀 전체가 휘청일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현 상황 구위와 기세는 이 어린 투수들이 선배들을 압도하고 있다. 물론, 삼성 입장에서는 김태훈과 이승현도 살아나 신-구 조화를 이루며 양적, 질적 모두 불펜진이 풍성해지는 게 최고의 시나리오이기는 하다.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갈 생각을 한다면 1~2명의 필승조로는 버티지 못하기 때문이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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