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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시리즈 첫날 내린 비로 주말 낮 2경기로 시작한 플레이오프 1,2차전.
평년보다 낮은 기온에 바람까지 불면서 체감은 초겨울 날씨처럼 느껴질 듯 하다. 천만다행으로 가을야구 내내 훼방꾼 역할을 하던 가을 비 소식은 없다.
1승1패로 팽팽하게 맞선 삼성과 한화 선수들의 긴장감도 냉동고가 될 라이온즈파크 속에서 최고조가 될 전망. 몸이 얼면 부상 위험도 커진다. 선수 보호를 위해 더그아웃 난방 대책에 양 팀이 분주해질 전망. 여러모로 갑작스러운 추위는 결정적 승부처에서 영향을 미칠 부정적 요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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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은 서른 여덟 베테랑 투수다. 지난달 26일 LG전 이후 25일 만의 선발 마운드. 힘은 충분하다. 다만, 경기 초반 피칭 감각의 빠른 회복이 관건이다. 손가락을 곱게 할 정도의 추위가 변수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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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라도는 따뜻한 파나마 출신 투수. 미국에서도 텍사스 레인저스 등 주로 따뜻한 지역에서 활약했다. KBO리그 데뷔 후 첫 가을야구의 4번째 경기를 가장 추운 환경 속에서 치르게 됐다.
6일을 쉬었으니 휴식은 충분하지만, 역시 추위와의 싸움이 관건이다. 장기인 현란한 변화구를 정상적으로 구사할 수 있는 손가락 감각을 유지할 수 있느냐가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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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 디아즈는 준플레이오프 3차전을 마친 뒤 비가 몰고온 야간경기의 추위 속 고충을 토로했다.
3차전에서 좌중간 타구에 포커스를 두고 타격을 했느냐는 질문에 디아즈는 고개를 저으며 "그건 딱히 아닌 것 같다. 어제 야구하면서 좀 너무 추워서 제 반응보다 좀 늦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런 모습이 나왔던 것 같다. 몸 상태를 어떻게 좀 계속 열을 내고 항상성을 유지할 수 있을까 이런 부분을 계속 고민하고 있다. 그런 부분 때문에 방향성이 그렇게 보였던 것 같다"고 했다. 밀어친 게 아니고 빠른 공에 타이밍이 늦어 밀렸다는 뜻.
4차전에서도 첫 두 타석에서 디아즈는 빠른 직구에 범타로 물러났다.
하지만 SSG가 2-2로 추격한 8회말 2사 1루에서 이로운이 '고맙게도' 126㎞의 체인지업을 존 안에 던져준 덕분에 극적인 역전 결승 투런포를 날릴 수 있었다. 시리즈를 사실상 끝낸 한방. 만약 집요하게 하이패스트볼과 땅바닥에 떨어지는 변화구 유인구 승부를 이어갔다면 결과를 장담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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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 우익선상 2루타 두방은 각각 변화구(체인지업, 커브)를 공략한 결과였다.
기온이 뚝 떨어진 상태에서 맞이할 3차전은 하이패스트볼에 대한 반응이 살짝 더 늦을 확률이 높다. 의식적으로 한 템포 빠른 타이밍을 가져가려 할텐데 그럴수록 제구력 좋은 투수의 완벽한 변화구 유인구에 속을 확률은 커진다.
야간경기가 시작되자마자 갑작스레 찾아온 가을추위. 삼성의 블루와 한화의 오렌지가 수놓을 양 팀 응원석의 뜨거운 열기가 조금은 누그러뜨려줄까. 운명의 3차전에 추위는 어떤 변수가 될까. 양팀의 대비와 결과를 관찰해보는 것도 흥미로운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