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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다저스 나와! 월드시리즈 챔피언 결정하자'
9회초에 마운드에 오른 토론토 마무리 제프 호프먼은 세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마운드 위에서 포효했다.
이로써 토론토는 시리즈 전적 4승3패로 지난 1993년 이후 32년 만에 월드시리즈 무대에 오르게 됐다. 반면, 시애틀의 창단 첫 월드시리즈 진출의 꿈은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이날 7차전에서도 역전패를 당하는 바람에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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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적지에서 열린 3, 4차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공교롭게도 3차전과 4차전 모두 역전승이었다. 지난 16일 열린 3차전에서 토론토는 0-2로 뒤지던 3회초 안드레스 히메네즈의 동점 2점포와 달튼 바쇼의 2타점 적시타 등으로 5점을 뽑으며 판을 뒤집었다. 이후 4~6회 공격에서 7점을 더 보탠 끝에 13대4로 대승을 거뒀다.
4차전도 토론토가 역전 드라마를 방영했다. 이번에는 0-1로 뒤지던 3회초 선두타자 카이너-팔레파의 2루타에 이어 9번타자 히메네즈의 역전 2점홈런이 터졌다. 정규시즌에서 7개의 홈런에 그쳤던 토론토 9번타자 히메네즈는 3, 4차전에서 연속 홈런을 날리며 팀에 큰 힘을 보탰다.
시리즈전적 2승2패를 만든 토론토는 5차전에서 2대6으로 지며 월드시리즈 탈락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지난 20일 열린 6차전에서 똑같이 6대2로 시애틀을 물리쳤다. 이번에는 초장부터 기선을 잡아 시애틀의 추격을 따돌렸다. 애디슨 바거와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의 홈런이 팀을 승리로 이끌며 시리즈 전적을 다시 3승3패 원점으로 돌렸다.
최종 7차전은 앞서 열린 1~6차전을 압축해 놓은 듯한 양상으로 흘렀다. 시애틀이 간판 타자 칼 롤리의 홈런 등으로 승기를 잡았지만, 토론토가 끝내 힘으로 판을 뒤엎어버렸다.
토론토는 7회말에 터진 스프링어의 역전 스리런 홈런으로 시애틀의 희망을 무너트렸다.
홈런이 터진 순간, 시애틀 더그아웃과 원정 팬들이 일순간 침묵에 빠졌다. 반면, 토론토 더그아웃과 홈 관중들은 두 손을 들어 올리며 환호성을 내질렀다. 홈팬과 원정팬 모두 똑같은 생각을 했을 듯 하다. '이게 꿈이야, 생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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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리는 2-1로 앞선 5회초 선두타자로 좌타석에 들어섰다. 이어 토론토 우완투수 루이스 발랜드를 상대로 우월 솔로홈런을 날렸다. 볼카운트 1S에서 2구째 체인지업(93.8마일)을 그대로 잡아당겼다. 롤리는 이로써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5번째 홈런을 날렸다. 롤리의 홈런으로 흐름은 완전히 시애틀쪽으로 넘어간 듯 했다.
하지만 역시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스포츠였다. 끌려가던 토론토가 일격필살의 한방으로 전세를 뒤집어버렸다.
토론토는 1-3으로 뒤지던 7회말 선두타자 바거가 시애틀 두 번째 투수 브라이언 우와 8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내며 기회를 만들었다. 이어 카이너-팔레파도 중전안타를 날려 무사 1, 2루 찬스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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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은 그제야 투수를 에두아르두 바자르도로 교체했다.
하지만 스프링어는 자비가 없었다. 바뀐 투수 바자르도의 2구째 시속 96마일(약 154.5㎞)짜리 싱커가 한복판으로 들어오자 그대로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겨버렸다. 역전 스리런 홈런이자 스프링어의 포스트시즌 23호 홈런이었다. 이로써 스프링어는 매니 라미레즈, 호세 알투베(휴스턴)에 이어 역대 포스트시즌 홈런 순위 3위로 뛰어올랐다.
분위기는 이 홈런 한방으로 토론토 쪽으로 기울었다. 시애틀은 8회초와 9회초 두 차례 반격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토론토 필승 불펜을 공략하는 데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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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의 아이콘 게레로 주니어는 그라운드에 무릎을 꿇고 승리의 함성을 내질렀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