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다저스편?' 21승 원투펀치 구원 등판이라니, 토론토 32년 만의 WS행 출혈 심했다

기사입력 2025-10-21 16:30


'하늘은 다저스편?' 21승 원투펀치 구원 등판이라니, 토론토 32년 만…
토론토 블루제이스 케빈 가우스먼. AFP연합뉴스

'하늘은 다저스편?' 21승 원투펀치 구원 등판이라니, 토론토 32년 만…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 다저스는 일찍이 월드시리즈 진출을 확정하고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챔피언십시리즈 혈투를 지켜봤다. Imagn Images연합뉴스

[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LA 다저스가 웃는다.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힘을 다 뺀 상태로 월드시리즈 진출을 확정했다.

토론토는 21일(이하 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시애틀 매리너스와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7차전에서 4대3으로 역전승했다. 토론토는 시리즈 2패까지 몰렸다가 2승2패 균형을 맞추고, 2승3패에서 다시 6, 7차전 승리를 따내며 4승3패로 월드시리즈 진출을 확정하는 대역전 드라마를 썼다.

내일이 없는 경기였다. 토론토는 선발투수 셰인 비버가 3⅔이닝 2실점으로 흔들리자 바로 불펜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1-3으로 뒤진 7회초 케빈 가우스먼을 4번째 투수로 올린 게 첫 번째 승부수였다. 가우스먼은 토론토의 1선발이다. 2점 뒤진 상황이었지만 에이스를 마운드에 올려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메시지를 선수단에 전달했다.

가우스먼은 지난 18일 5차전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91구를 던지고, 이틀밖에 쉬지 못한 상태에서 구원 등판했다. 가우스먼은 시애틀 홈런 타자 칼 롤리를 자동고의4구로 거른 것을 포함해 볼넷 3개를 내주긴 했지만, 실점 없이 1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7회말 토론토 타선이 드디어 터졌다. 선두타자 애디슨 바거가 볼넷으로 출루했고, 이시아 키너 팔레파가 중전 안타를 쳐 무사 1, 2루로 연결했다. 안드레스 히메네스의 희생번트로 1사 2, 3루. 시애틀 역시 불펜 승부수로 정규시즌 15승 투수 브라이언 우를 구원 등판 시킨 상태였는데, 흔들리자 급히 에두아르드 바자르도로 교체했다.

토론토의 가을 사나이 조지 스프링어가 여기서 제대로 사고를 쳤다. 스프링어는 볼카운트 1B0S에서 바자르도의 싱커가 몰린 것을 놓치지 않고 받아쳐 좌중월 3점포로 연결했다. 순식간에 4-3 역전. 토론토를 1993년 이후 32년 만에 월드시리즈로 이끈 강력한 한 방이었다.

토론토는 8회초 크리스 배싯을 마운드에 올렸다. 배싯은 가우스먼과 원투펀치로 활약하며 정규시즌 21승을 합작한 투수. 허리 부상으로 디비전시리즈까지는 마운드에 서지 못하다 챔피언십시리즈부터 불펜으로 나서고 있었다.


'하늘은 다저스편?' 21승 원투펀치 구원 등판이라니, 토론토 32년 만…
월드시리즈행 홈런을 친 토론토 블루제이스 조지 스프링어. UPI연합뉴스

'하늘은 다저스편?' 21승 원투펀치 구원 등판이라니, 토론토 32년 만…
토론토 블루제이스 크리스 배싯. AP연합뉴스
배싯은 삼진 하나를 뺏으면서 깔끔하게 삼자범퇴로 이닝을 매듭지으면서 토론토의 분위기를 더 끌어올렸다. 9회는 마무리투수 제프 호프먼이 등판해 1이닝 3삼진 무실점 퍼펙트로 경기를 끝냈다.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원투펀치의 구원 등판과 관련해 "놀라웠다. 기세가 대단했다. 나는 모든 경험에서 배우려고 노력했고, '7차전'은 알다시피 조금 변덕스러운 완전히 다른 경기라고 보면 된다. 그리고 경기 전에 말했듯이 때가 오면 가장 믿는 선수를 투입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올해 처음으로 가우스먼이 불펜으로 등판하게 된 것이다. 감독이 믿는 선수가 나가서 성공을 거두는 것을 보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다. 배싯이 풀카운트에서 에우헤니오 수아레스에게 던진 커브는 볼처럼 보이긴 했는데, 그게 바로 배싯이다. 수아레스의 반응을 보니 정말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호프먼이 완벽히 끝냈다. 정말 멋졌다"고 박수를 보냈다.

토론토의 원투펀치 투입 승부수에서 배싯은 사실 큰 걱정거리가 아니다. 부상 회복 직후라 챔피언십시리즈 구원 등판은 월드시리즈를 위한 빌드업 과정과도 같았고, 2경기에서 2⅔이닝밖에 던지지 않기도 했다.

문제는 가우스먼이다. 무실점으로 끝나긴 했지만, 이틀 휴식 후 등판 여파는 분명 있어 보였다. 가우스먼은 올해 포스트시즌 4경기에서 18이닝 동안 261구를 던졌다. 포스트시즌 등판 투수 가운데 4번째로 많은 이닝을 던졌다.

와일드카드 시리즈부터 치른 다저스 블레이크 스넬(3경기 21이닝)과 야마모토 요시노부(3경기 19⅔이닝)가 가우스먼보다 많은 이닝을 던지긴 했지만, 피로감은 가우스먼이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스넬과 야마모토는 시리즈당 1경기만 집중해서 던지면서 충분히 쉬었기 때문.

다저스는 신시내티 레즈와 와일드카드 시리즈 2전 전승,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디비전시리즈 3승1패, 밀워키 브루어스와 챔피언십시리즈 4전 전승을 기록하면서 챙길 수 있는 휴식일은 거의 다 챙기고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다저스는 토론토보다 훨씬 탄탄한 선발진을 갖췄고, 포스트시즌 내내 부진하던 오타니 쇼헤이가 챔피언십시리즈 4차전에서 6이닝 10삼진 무실점 호투와 3홈런 3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부활을 알렸다. 체력적으로 훨씬 여유가 있는 다저스가 우승하지 못하는 게 이상할 정도다.

다저스와 토론토는 오는 25일 로저스센터에서 월드시리즈 1차전을 치른다.

다저스는 1955, 1959, 1963, 1965, 1981, 1988, 2020, 2024년에 이어 구단 역대 9번째 우승 트로피를 노린다.

토론토는 1992, 1993년에 이어 구단 역대 3번째 우승 트로피에 도전한다.


'하늘은 다저스편?' 21승 원투펀치 구원 등판이라니, 토론토 32년 만…
32년 만에 월드시리즈 진출을 자축하는 토론토 블루제이스 선수단. 연합뉴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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