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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캐나다 토론토에 경사가 났다. 온타리오 호수변에 자리한 토론토 도심에 우뚝 솟은 로저스센터가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4승3패로 마지막 관문을 통과한 토론토는 이제 NL 챔피언 LA 다저스와 오는 25일부터 7전4선승제의 월드시리즈를 벌인다. 홈 어드밴티지는 정규시즌 승률이 높은 토론토가 갖고 있어 1,2,6,7차전을 홈인 로저스센터에서 개최한다.
토론토는 1992~1993년, 백투백 우승을 차지한 이후 32년 만에 다시 월드시리즈 정상을 노크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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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포스트시즌서 11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0.442(43타수 19안타), 6홈런, 12타점, 11득점, OPS 1.440을 마크 중이다. 6홈런은 역대 토론토 포스트시즌 통산 홈런 부문서 벌써 타이기록이다. 전설적인 타자 조 카터, 호세 바티스타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MLB.com은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인사를 받으라'고 한 뒤 '블루제이스 역사상 가장 위대한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는 게레로가 ALCS MVP에 선정됐다. 그는 1993년 이후 처음으로 월드시리즈에 나간 블루제이스를 이끌 예정이다. 강력한 다저스가 기다리고 있지만, 게레로가 지금처럼 뛴다면 뭐든 가능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경기 후 "게레로는 우리 프랜차이즈의 얼굴이다. 지난 4월 내 방에서 그와 맥스 슈어저와 했던 대화가 기억난다"며 "난 '이봐 네가 이 팀의 표본이야. 그렇기 때문에 너의 행동과 말이 중요해'라고 했다. 그리고 그는 아주 잘 해왔다. 어떻게 해야 하는 지 모든 걸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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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레로는 올시즌 후 FA 신분이 될 수 있었음에도 지난 4월 토론토와 14년 5억달러에 연장 계약을 했다. 그의 나이 40세가 되는 2039년까지 토론토와 함께 하기로 한 것이다. 사실상의 종신 계약이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천재적인 타격으로 '괴수'라는 별명을 들으며 몬트리올 엑스포스를 이끌었던 아버지 블라디미르 게레로가 이루지 못했던 캐나다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 염원을 아들이 풀 기회가 마침내 찾아왔다. 아들 게레로 주니어는 애초 토론토를 떠날 생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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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CS MVP 게레로가 올해도 정규시즌 NL MVP를 사실상 확정한 오타니에 도전장을 던진 형국이다. 오타니도 NLCS 4차전서 3홈런을 터뜨리며 타격감을 되찾았고, 6이닝 10탈삼진 무실점으로 투수로도 절정의 컨디션이다.
게레로의 토론토와 오타니의 인연은 결코 가볍지 않다. 토론토는 지난 2023년 12월 오타니가 FA 시장에 나왔을 때 다저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함께 '파이널3'로 마지막까지 협상을 벌였던 팀이다. 이번에 다저스를 이겨야 할 명분은 그것으로도 충분하다. 당시 만약 오타니가 한 현지 매체의 '오보'대로 토론토행 비행기를 탔다면, '지금'의 게레로는 없을 지도 모른다.
게레로 개인적으로도 2021년 AL MVP 투표서 1위표를 단 한 개도 얻지 못하고 만장일치의 오타니에 이어 차점자에 그친 아쉬움이 있다. 게레로는 그해 타율 0.311, 48홈런, 111타점, 123득점, OPS 1.002를 올리며 커리어 하이를 구가하며 MVP를 노려봤지만, 투타 겸업을 본격화하며 신화를 쓴 오타니에는 역부족이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