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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가족들과 함께 하는 명절이 이렇게 아쉽게 느껴진 건 처음이었다."
박진은 "추석 연휴를 온전히 쉬었는데, TV에선 가을야구를 하고 있으니까… 잘 쉬는 게 좋으면서도 마음이 편할 수는 없었다"며 한숨을 쉬었다. 어떻게든 파이팅을 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리고자 애썼지만, 결국 롯데는 7위까지 추락하고 말았다.
박진 개인적으로도 유쾌한 경험이 아니다. 지난해 김태형 롯데 감독이 발굴해 38경기 49⅓이닝을 소화하며 가능성을 확인한 새 얼굴. 올해는 51경기 69⅓이닝을 책임지며 3승3패1세이브3홀드를 기록했다. 양적인 기록은 늘었지만, 평균자책점이 5.32로 나빠졌다. 박진은 "이닝 말고는 평균자책점도, 실점률도 작년보다 안 좋다. 매년 발전하는 모습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며 반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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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3일 SSG 랜더스전 3이닝(1실점)을 던진 뒤 16일 삼성 라이온즈전에 선발등판, 3이닝(2실점)을 소화했다. 그리고 20일 키움 히어로즈전에 불펜(⅔이닝 2실점) 등판 4일 뒤인 24일 삼성전(2⅔이닝 5실점)에 다시 선발로 등판했다.
이 과정에서 경기내용도 점점 나빠졌다. 롯데 입장에선 감보아의 팔꿈치 통증, 벨라스케즈의 폭망, 이민석의 부진 등이 더해지면서 남은 투수들에게 과부하가 걸린 모양새.
박진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난 던질 수 있을 때 던지고 싶다"고 했다.
"올해 프로 7년차다. 팀이 나를 필요로 하는 게 기분 좋았다. 대체선발이라곤 하지만, 급박한 상황에서 감독님 머릿속에 내가 떠오른 것 아닌가. 조금이라도 인정받은 셈이다. 자부심이랄까, 자신감이 붙은 계기다. 기회주신 감독님께 '사랑합니다'라고 꼭 말씀드리고 싶다."
전부터 직구 구위는 인정받았다. 여기에 슬라이더 외에도 스플리터와 커브를 섞으면서 기량이 일취월장했다는 평가. 특히 스플리터를 장착하면서 좌타자를 상대하는 요령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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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 역시 같은 생각이다. 그는 "그때 이렇게 승부 했어야 하는데 라는 생각은 투수라면 누구나 하지 않을까. 하지만 이미 지나간 결과고, 거기에 너무 빠져있으면 안 되더라"며 경험에 얻은 교훈을 이야기 했다.
"신인 때는 제구가 괜찮은 투수였다. 그런데 군복무를 마치고 나선 구속은 올라왔는데 제구가 안되더라. '전에는 이렇게 던지면 됐는데' 이런 생각하다가 1~2년 정도 그냥 놓친 것 같다. 그때를 잊어버리고 현재에 맞게 다시 시작한 게 조금이나마 좋아진 비결인 것 같다."
손아섭이 떠난 뒤로 롯데에 맥이 끊기는듯 했던 부산고 명맥을 이은 주인공. 작년 박진에 이어 올해 윤성빈이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올해 신인으로는 포수 박재엽, 내년에는 내야수 이서준의 합류가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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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오는 11월 2일부터 일본 미야자키로 마무리캠프를 떠난다. 박진은 지친 팔의 회복과 더불어 차근차근 웨이트 비중을 늘리며 캠프를 준비중이다.
박진은 "나 자신의 단점보다는 장점을 보려고 한다. 내가 어떻게 해야 더 발전할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출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팬들에게도 "내년엔 올해의 아쉬움을 꼭 풀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