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남자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가 부산 KCC에 시즌 첫승을 거두며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현대모비스는 28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벌어진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KCC와의 원정경기서 84대78로 승리했다.
사실 침통한 분위기에 빠진 팀들간 만남이었다. 2연패 중인 현대모비스는 이날 경기마저 패한다면 최하위 대구 한국가스공사(8승18패)와 공동 순위로 내려갈 판이다. 올시즌 KCC와의 맞대결에서도 1, 2라운드 연패를 당한 가운데 '적지'를 찾아 왔고, 전날 수원 KT전 석패(75대78)에 이은 '백투백'이어서 체력·심리적 부담도 크다.
상위팀이지만 KCC도 가라앉은 분위기는 마찬가지. 파죽의 7연승을 달리다가 이틀 전 선두 창원 LG전에서 분패(101대109)를 했다. 그것도 시즌 처음으로 2차 연장까지 가는 대접전이었다. 더구나 이날 직전 경기로 열린 LG-안양 정관장전에서 LG가 56대72로 대패를 당하는 꼴을 목격했다. 아셈 마레이가 2쿼터 도중 부상으로 빠진 탓도 있었지만 2차 연장 후유증도 무시할 수 없었다. 승리한 LG도 힘 빠진 기색이 역력한데, 패한 KCC라면 어떨지에 대해 주변 우려가 컸던 게 사실이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KCC는 경기 초반부터 2차 연장 후유증을 노출했다. 전반적인 팀 플레이 스피드가 떨어진 모습이었고, 슈팅 밸런스도 종전같지 않은 채 홈팬들의 답답증을 유발했다.
무엇보다 1쿼터에만 턴오버를 6개나 범했고, 7연승 과정에서 괄목할 활약을 했던 신인 윤기찬이 일찌감치 파울트러블(3파울)에 걸리며 장재석 부상 복귀 효과가 반감됐다. 공식 기록지 상 턴오버 숫자가 '6'이지 실제 실책성 플레이를 감안하면 앞서 LG가 보인 것처럼 집중력이 크게 떨어진 모습이었다. 이런 KCC를 상대로 현대모비스가 1쿼터를 26-19로 리드한 것은 당연한 결과.
한 번 기선을 내준 KCC는 2쿼터에도 내내 끌려다녔다. 5분이 지난 이후 KCC는 숀 롱과 김동현의 연속 3점포, 허훈의 2점슛으로 쿼터 종료 3분47초 전 1점차(37-38)까지 따라붙었지만 현대모비스는 박무빈, 레이션 해먼즈, 서명진의 외곽슛을 앞세워 다시 달아나 51-43으로 전반을 마치는데 성공했다.
잡힐 듯 말 듯, 추격전은 3쿼터에도 이어졌다. 쿼터 초반 무득점에 43-55로 벌어졌던 KCC는 지난 LG전에서 보여줬던 수비 집중력을 앞세워 숀 롱, 윌리엄 나바로, 허훈의 연속 득점으로 51-55까지 추격했다. 그러자 현대모비스가 3점과 2점슛으로 다시 9점차로 달아나는가 했지만 KCC가 다시 연속 득점으로 종료 1분43초 전, 첫 동점(60-60)을 만들었다.
이후 KCC는 윤기찬의 5반칙 퇴장 악재를 만났지만 짜릿한 추격 성공의 '신바람'이 더 강했다. 강력한 수비로 상대의 공격을 연신 무력화시킨 KCC는 쿼터 종료 4.0초 전, 나바로의 보너스 원샷 플레이로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4쿼터 피 말리는 접전이 펼쳐졌다. 현대모비스에 재역전을 허용한 뒤 좀처럼 뒤집기를 하지 못한 KCC는 72-76이던 종료 2분14초 전, 김동현의 장거리포에 분위기를 바꾸는 듯했지만 팀파울과 서명진의 외곽포에 막혀 다시 벌어졌다. 현대모비스는 KCC의 끈질긴 추격을 끝까지 방어하는데 성공하며 최하위 추락을 짜릿하게 피했다.
한편, 원주 DB는 서울 삼성을 81대67로 완파하고 3연승을 달렸다. 부산=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