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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원래는 없었던 스케줄이었다. 선수들이 스스로 아이디어를 내서 구단에 하겠다고 한 것이 미니 게임이었다.
미니 게임은 행사 전 선수들이 직접 제안해서 하게된 팬서비스였다. 정상적인 게임은 아니라 투수가 야수로 나서고 야수가 투수를 하고, 외야수는 내야수를 보고, 외야수가 내야수로 나가는 포지션을 반대로 해서 하는 게임. 투수가 방망이를 들고 치는 장면도 즐겁게 볼 수 있는 경기였다.
박해민팀과 임찬규팀으로 나뉘었다. 박해민팀엔 박동원 치리노스 유영찬 홍창기 장현식 문보경 송승기 이영빈 박명근 이주헌 김진수 김성우 오스틴 김진성이 들어갔고, 임찬규팀엔 오지환 김현수 이정용 구본혁 함덕주 신민재 김영우 박관우 톨허스트 천성호 최원영 박시원 손주영 문성주가 나섰다.
임찬규팀은 오지환이 임찬규 유니폼을 입고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고, 한국시리즈 MVP 김현수가 포수로 앉았다. 김영우가 2루수에 서고, 손수영이 왼손임에도 3루수로 나섰다. 임찬규가 오지환의 10번 유니폼을 입고 유격수에 서고 박시원이 좌익수 이정용이 중견수로 출전.
야수들이 던지니 투구가 잘 이뤄지지 않았지만 치지 않던 투수들이 나오고 야수들도 반대편 타석에 서니 타격이 잘 이뤄지지 않았다. 박해민팀의 박명근이 좌측에 떨어지는 2루타를 치고 송승기가 중전안타를 쳐 선취점을 뽑았으나 2회초 임찬규팀이 아리랑볼을 던지는 오스틴을 상대로 2사후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으로 출루한 이후 내야안타와 실책 등으로 2점을 낸 뒤 천성호가 전진수비한 중견수 키를 넘기는 그라운드 홈런을 쳐 단숨에 4-1 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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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말은 신기하게 삼자범퇴로 끝났다. 신민재가 투수로 나섰는데 치리노스가 친 플라이 타구를 손주영이 잡아냈고, 김진수가 친 파울 플라이를 유격수 임찬규가 달려가 슬라이딩하며 잡아내는 진짜 유격수도 잘하기 힘든 플레이를 해내는 이날의 베스트 수비를 선보였다. 그리고 이영빈이 오른손으로 친 타구가 바로 앞에떠 투수 신민재가 받아 3아웃.
3회초엔 1사 3루서 신민재가 타석에 서자 박해민 감독이 자동고의4구를 지시해 신민재가 화를 내며 1루로 향해야 했다. 부상으로 한국시리즈에서 두차례 대타로만 나왔던 문성주는 오른손으로 중전안타를 때려 1타점을 올려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3회말엔 1사 1루서 김성우의 타구를 유격수 임찬규가 잡아 이를 병살로 연결해 박수를 받았다.
당초 3회만 하기로 했으나 선수들이 재미가 있었는지 승부욕이 발동했는지 1이닝을 더하기로 갑자기 연장이 결정. 5-1로 임찬규팀이 앞선 상황에서 4회말 박해민팀이 마지막 승부에서 4-5까지 따라붙고 1사 2,3루의 결정적인 찬스까지 만들었으나 김진성이 헛스윙 삼진을 당하고 박동원이 2루수앞 땅볼로 물러나며 끝내 임찬규팀이 승리를 지켰다. 구본혁은 3점을 내줬지만 세이브 투수가 됐다. 경기후 박해민 감독은 "김진성 선수가 인플레이 타구를 치지 못해서 졌다"며 선배의 아쉬운 타격을 지적했고, 임찬규 감독은 "우승 감독 임찬규입니다. 선수들이 준비한대로 잘해줬다"며 선수들에게 승리의 공을 돌렸다.
조금은 밋밋할 수도 있었던 행사였으나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준 미니 게임으로 모두가 즐거웠던, 더 완벽해진 챔피언들의 하루였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