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감격스런 1년이었다. 내가 1,2승만 더 해줬어도 하는 아쉬움은 남지만…앞으로 잘할 일만 생각하겠다."
올해는 다르다. 2년차 시즌인 2018년 이후 7년만에 1군에서 유의미한 성적을 쌓았다.
아직까지 겉보기 성적은 초라하다. 31경기 27이닝을 소화하며 1승2패, 평균자책점 7.67을 기록했다. '아픈 손가락'이라 불리던 윤성빈의 환골탈태를 지켜봤기에 놀라운 한해였다.
|
하지만 김태형 감독은 '윤성빈을 살려서 쓰겠다'는 속내를 굳혔다. 2군에서 불펜 전환을 준비시키고, 1군 무대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왔다. 올해 새롭게 부임한 김상진 투수코치의 세심한 지도도 빛을 발했다.
아직은 미완성이다. 8월 이후 23경기에 등판했지만, 실점이 많아지며 경험 부족을 노출했다. 8월부터 급격히 무너지는 팀을 윤성빈도 돕지 못했다. 결국 롯데는 올해까지 8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한화 이글스가 한국시리즈에 오르면서 롯데는 2020년대 들어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한 팀으로 남는 굴욕까지 겪었다. 롯데의 마지막 가을야구는 2017년(준플레이오프 탈락), 마지막 한국시리즈는 1999년(준우승)이다.
내년은 달라야만 한다. 그러려면 윤성빈의 스텝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윤성빈은 해외 마무리캠프 대신 국내에 남아 차근차근 스스로를 가다듬기로 했다.
|
158㎞를 던지고도 '160㎞에 대한 욕심은 없다'고 거듭 강조했던 그다. 하지만 지난 9월 26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160㎞를 던진뒤론 내심 기뻤던 속내도 전했다.
"투수라면 누구나 160㎞에 대한 꿈을 꾸지 않았겠나. 내년을 향한 욕심이 더 커졌다. 올해 부상 없이 한시즌을 보냈고, 내년엔 선발이든 불펜이든 감독님께서 주시는 임무에 맞게 잘 던져서 가을야구에 도움이 되고 싶다."
윤성빈은 시즌 종료 직후 3~4일간 휴식한 뒤 추석 연휴 중간부터 다시 훈련에 돌입했다. 짧았던 환희의 시간을 내년엔 더 늘리기 위해 일찌감치 새 시즌 준비에 돌입한 것. 2년전 벼랑 끝에서 은퇴를 고민할 당시의 절박함도 되새겼다.
"시즌초엔 상상도 못했다. 감격스런 한해다. 주변에서 '그동안 열심히 야구만 한 보람이 있다. 이제 꽃길만 걷자'는 이야기도 많이 듣는다."
하지만 8월 6일까지 3위를 지켰던 롯데가 7위로 추락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안타까운 시즌이기도 했다. 윤성빈은 "내가 팀 승리에 조금만 더 기여했더라면…"하고 속상해하면서도 "지난 일은 생각할 필요 없다. 앞으로 잘할 일만 생각하겠다. 나도 이제 후배들을 이끌어야할 나이다. 내가 야구를 더 잘하고, 생활이 더 똑바라야지 후배들도 따를 것"이라며 스스로를 다잡았다.
|
1999년생인 윤성빈의 신체는 말 그대로 최전성기 그 자체다. 윤성빈은 "후반기 되니 직구-포크볼 2지선다로도 맞아나가더라. 둘다 구속이 빠르다보니, 완급조절을 할 수 있는 구종을 하나 장착하고 싶다. 내년을 기대해달라"라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광주=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