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밥' 악질 훈련이라고? 그 코치 돌아오고 감독 됐다...'안우진 부상 논란' 명예는 누가 회복해주나

최종수정 2025-11-03 20:07

'개밥' 악질 훈련이라고? 그 코치 돌아오고 감독 됐다...'안우진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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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안우진에게 악질적 훈련을 시켰던 코치가 복귀하고, 감독이 됐다?

키움 히어로즈는 3일 2026 시즌 코칭스태프 보직을 확정, 발표했다. 강병식 코치가 2년 만에 수석코치로 돌아왔고, 김수경 투수 총괄 코치가 선임되는 등 이슈가 있었지만 그보다 더 눈에 띈 건 정찬헌 코치의 복귀였다.

정 코치는 퓨처스팀 투수코치에 이름을 올렸다. 3개월 만에 돌아왔다. 또 오윤 감독대행 겸 타격코치는 정식 퓨처스팀 감독이 됐다. 두 사람에 대한 인사가 관심을 모을 수밖에 없다.

키움에게는 충격의 8월이었다. 자타공인 에이스 안우진이 사회복무를 마치고 팀에 합류하기 직전. 안우진은 실전 점검을 원했고, 키움은 퓨처스팀 자체 연습경기를 실시했다. 안우진은 만족스럽게 실전 피칭을 했다.

문제는 경기 후 터졌다. 퓨처스팀에서는 선수들 동기부여를 위해 자체 연습경기에 벌칙을 건다. 가혹한 벌칙이 아니라, 추가 훈련 개념이다. 펑고나 런닝 등이다. 키움 뿐 아니라 대다수 팀들이 그렇게 해왔다.


'개밥' 악질 훈련이라고? 그 코치 돌아오고 감독 됐다...'안우진 부상…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소집 해제 후 1군에 합류한 안우진이 선수단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9.18/
그런데 안우진이 속했던 팀이 패했다. 안우진은 경기 초반 던진 후 보강 투구와 치료, 훈련을 한 뒤 그라운드에 나갔다. 나는 정식 선수가 아니니 빠지면 안 되느냐고 했다. 그 때 '너도 함께 경기를 했으니, 훈련을 같이 하는 게 맞다'고 독려한 게 정 코치였다.

그래서 안우진이 외야 펑고를 같이 받기 시작했고, 문제는 펑고를 받다 넘어지며 어깨를 심각하게 다쳤다는 것이었다.

선수의 부상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 선수 미래에도 치명타였고, 내년 시즌 리빌딩을 마친 후 도약하다던 키움에는 엄청난 악재였다.


하지만 불운한 일이었지, 누가 누구를 다치게 하려 한 게 아니었다. 더 큰 문제는 이후 발생했다. 이 부상 과정에 대해 악의 넘치는 소문들이 양산됐다. 속칭 '개밥'이라고 하는 지옥 훈련을 시켰다, 집에 간다는 선수를 차에서 내리게 해 억지로 훈련을 시켰다, 그걸 모두 지시한 게 오윤 감독대행이었다는 등등의 얘기들이 말이다. 졸지에 키움은 부상 재활을 끝내가는 선수를 말도 안 되게 다치게 한 최악의 팀이 됐고, 오 감독대행과 정 코치는 대한민국 에이스를 수술대에 올린 악인들로 낙인찍혔다. 정 코치는 이 충격을 이겨내지 못하고 구단의 사의를 표했다. 구단은 설득했지만, 도저히 안 되겠다는 정 코치의 입장에 사표를 수리했는데 이는 '꼬리 자르기'로 정리되고 말았다.


'개밥' 악질 훈련이라고? 그 코치 돌아오고 감독 됐다...'안우진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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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그게 사실이었다면, 그런 지도자들을 팀에 남겨두는 게 말이나 되는 일인가. 보는 눈이 없었던 것도 아니었다. 요즘 세상에 이런 중대사는 숨기려고 해도 숨길 수도 없다. 결국 안우진까지 나섰다. 수술을 받은 후, 구단을 통해 당시 훈련 과정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고 직접 얘기하자 이 사태는 잠잠해졌다.

우여곡절 끝 정 코치는 복귀했다. 키움 구단은 정 코치가 꼭 필요한 지도자라고 판단했다. 정 코치도 어려운 결정을 했다. 세상이 이를 또 어떻게 해석하고 얘기할까 두려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선수 시절부터 함께해온 2군 후배들이 눈에 밟혔다고 한다. 돌아와서 최선을 다해 선수들을 지도하는 게 답이라고 정리했다. 가장 중요한 건, 정 코치의 복귀를 가장 반긴 사람 중 한 명이 바로 안우진이었다.

오 감독대행도 감독이 됐다. 바닥까지 추락했던 두 사람의 명예가 회복될 수 있는 기회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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