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 도둑맞고, 도루도 뺏길 뻔…'억까'도 막지 못한 21세 '미친 존재감'

기사입력 2025-11-17 02:22


안타 도둑맞고, 도루도 뺏길 뻔…'억까'도 막지 못한 21세 '미친 존재…
야구 국가대표팀이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훈련했다. 문현빈이 캐치볼을 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11.7/

안타 도둑맞고, 도루도 뺏길 뻔…'억까'도 막지 못한 21세 '미친 존재…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국과 체코의 야구대표팀 평가전. 9회초 2사 2루 문현빈이 1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11.9/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불운하다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황당한 일이 연속으로 일어났다. 그러나 흔들림 없이 침착하게 국제 대회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줬다.

지난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5 NAVER K-BASEBALL SERIES> 한국과 일본의 경기. 문현빈(21·한화 이글스)은 황당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3-3으로 맞선 4회말 선두타자로 나온 문현빈은 안타를 쳤다. 김주원이 삼진을 당한 가운데 후속 최재훈 타석에서 문현빈은 도루를 시도했다. 포수가 급하게 공을 던졌지만, 원바운드로 들어갔다. 문현빈의 다리도 베이스에 닿았다.

상황이 종료되기 전에 2루심 젠 파월 심판은 아웃을 선언했다. 그때 2루수 이시가미 다이키가 공을 뒤로 빠트렸고, 파월 심판은 세이프로 번복했다. 문현빈은 다소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었고, 이날 해설을 맡은 오승환은 "집중해야 한다"고 격앙된 목소리로 지적했다.


안타 도둑맞고, 도루도 뺏길 뻔…'억까'도 막지 못한 21세 '미친 존재…
송구 빠지며 2루 훔치는 문현빈
(도쿄=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5 K베이스볼 시리즈 대한민국과 일본의 평가전. 4회말 1사 1루 최재훈 타석 때 1루에 있던 문현빈이 2루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2025.11.16
eastse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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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헤프닝이라고 하기에는 전날에도 문현빈은 판정에 아쉬움을 삼켜야만 했다. 하루 전 열린 1차전 경기에서 문현빈은 5회초 일본 투수 마쓰모토 유키의 타구를 받아쳤다. 타구는 마운드를 맞고 튀어 올라 1루수 미트로 들어갔다. 당시 판정은 아웃. 투수 발에 맞고 미트로 들어갔다는 판단이었다. 비디오 판독 대상이 아닌 만큼, 4심이 모여 이야기했지만, 번복은 없었다. 류지현 한국 대표팀 감독의 항의 역시 소용이 없었다. 그러나 투수 발이 아닌 마운드를 맞고 튀어 오르는 장면이 중계에 잡히면서 아웃이 아닌 안타임이 밝혀졌다. 문현빈으로서는 안타 하나를 도둑 맞았다.

하루 전에는 안타를 잃었고, 이번에는 도루까지 날릴 뻔했다.


안타 도둑맞고, 도루도 뺏길 뻔…'억까'도 막지 못한 21세 '미친 존재…
득점 성공한 문현빈
(도쿄=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5 K베이스볼 시리즈 대한민국과 일본의 평가전. 4회말 1사 1,2루 신민재의 1타점 적시타 때 2루에 있던 문현빈이 득점에 성공한 뒤 동료들에게 축하를 받고 있다. 2025.11.16 eastse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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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 도둑맞고, 도루도 뺏길 뻔…'억까'도 막지 못한 21세 '미친 존재…
홈에서 잡힌 문현빈…아쉽다!
(도쿄=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5 K베이스볼 시리즈 대한민국과 일본의 평가전. 7회말 2사 1,2루 박해민의 중견수 앞 안타 때 2루에 있던 문현빈이 홈에서 태그아웃 당하고 있다. 한국측의 비디오 판독 결과도 원심 그대로 아웃 판정 기록. 2025.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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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판정에 집중력이 흐트러질 법도 했지만, 문현빈은 국제대회에서 제대로 존재감을 보여줬다. 9일 열린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체코와의 두 번째 경기에서 5타수 3안타 3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일본전 1차전에서는 볼넷 하나를 골라낸 문현빈은 4회말 안타에 이어 5회말에도 안타를 때려내면서 타격 능력을 보여줬다. 7회에는 볼넷을 골라내는 집중력까지 보여줬다. 7회말 출루 이후 김주원의 사구로 2루를 밟은 문현빈은 박해민? 안타 때 홈을 노렸지만, 아웃이 됐다. 비록 득점에는 실패했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몸을 틀려 홈을 노리는 등 근성 가득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2023년 신인드래프래트 2라운드(전체 11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문현빈은 첫 해 114개의 안타를 치면서 역대 7번째 고졸 신인 100안타 기록을 세웠다. 2년 차 시즌에는 103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올 시즌 141경기에 나와 타율 3할2푼 12홈런 17도루 OPS 0.823으로 주전 선수로 발돋움했다. 또한 첫 가을야구였던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에서는 5경기에서 타율 4할4푼4리 2홈런 10타점으로 MVP급 활약을 펼치기도 했다.

LG와의 한국시리즈에서는 지친 모습을 보이며 5경기 1할9푼(21타수 4안타)에 머물렀지만, 일본의 정상급 투수를 상대해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올 시즌 활약이 우연이 아님을 증명했다. 아울러 대표팀으로서는 향후 10년을 이끌 야수 한 명을 제대로 확인하는 기회가 됐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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