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최형우는 KIA의 최종 구애 외면했나…양현종도 삐걱, 진짜 돈 쓸 생각 없나

기사입력 2025-12-01 08:40


왜 최형우는 KIA의 최종 구애 외면했나…양현종도 삐걱, 진짜 돈 쓸 생…
22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KIA전. LG가 9대7의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팀의 패배에 최형우가 아쉬워하고 있다.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7.22/

[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KIA 타이거즈는 진짜 돈 쓸 생각이 없는 걸까. 지난 9년 동안 부동의 4번타자였던 최형우를 놓친 후폭풍이 거셀 전망이다.

최형우는 친정팀 삼성 라이온즈와 FA 계약에 합의하고 최종 조율 단계에 있다. 그룹 보고 등 최종 절차만 끝나면 구단의 공식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KIA는 지난 28일 최형우 측에 최종 오퍼를 전달했다. 최형우의 삼성행 보도가 나오고 발등에 불이 떨어진 직후였다. 당시에는 최형우 측이 KIA와 협상 테이블을 접지 않았기에 삼성행을 확정한 상태는 아니었지만, 최종 오퍼도 흔들린 최형우의 마음을 잡지 못했다.

왜 최형우는 삼성과 재결합으로 마음을 굳혔을까. 최형우는 KIA의 내부 FA 대우에 경종을 울리고 싶었다는 후문이다.

KIA는 내부 FA 대우에 박한 행보를 이어 왔다. 올해는 유격수 최대어 박찬호를 놓친 게 컸다. 다년계약으로 미리 묶지 않은 대가를 치렀다. 영입전이 펼쳐지면서 몸값이 치솟았고, 4년 80억원을 쓴 두산 베어스에 밀렸다. 백업 포수였던 한승택은 구단이 중복 자원으로 판단, 잡을 의지가 없었다. 한승택은 KT 위즈와 4년 10억원에 계약했다.

최형우는 이번 FA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구단의 대우와 후배들의 처우를 강조해 왔다. 내부 FA에 박한 기조를 깨기 위해 본인이 총대를 메겠다는 뜻이었다. KIA가 정당한 대우를 해주면 남고, 아니면 떠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KIA가 생각하지 못한 변수는 삼성이었다. 삼성은 최형우를 잡겠다는 의지를 갖고 일찍부터 움직였다. 최형우의 보상금이 15억원이고, 내년이면 43살인 나이도 걸림돌이라 처음부터 큰 금액을 부르진 못했지만, 협상에서 적극적인 태도가 선수의 마음을 흔들 만했다.


왜 최형우는 KIA의 최종 구애 외면했나…양현종도 삐걱, 진짜 돈 쓸 생…
삼성 선수들에게 둘러싸인 최형우.

왜 최형우는 KIA의 최종 구애 외면했나…양현종도 삐걱, 진짜 돈 쓸 생…
눈물 흘린 최형우 놀리고 있는 강민호.
KIA의 최종 오퍼 금액은 삼성과 차이가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 기간이 승패를 갈랐다고 본다. 또 삼성은 보상금 15억원을 감수하고도 비슷한 금액으로 붙었다. 최형우로선 친정팀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정당한 명분도 있는데, 삼성의 구애가 적극적이니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KIA는 당장 박찬호가 빠진 주전 유격수 자리도 채우지 못한 상황에서 4번타자 최형우까지 잃었다. 김선빈과 나성범을 지명타자로 번갈아 뛰게 하며 관리할 수 있는 게 유일한 소득. 최형우의 존재감을 대신할 내부, 외부 자원이 당장은 보이지 않는다.

이번 FA 시장에서 KIA가 잡은 유일한 선수는 좌완 투수 이준영이다. 왼손 불펜으로 가치가 높다고 판단, 3년 12억원에 계약했다. 이제 남은 내부 FA는 양현종과 조상우 둘뿐이다.

KIA가 양현종마저 대우하지 못하면 팬심을 잃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미 초반 협상 과정에서 최형우와 마찬가지로 양현종도 마음이 상했다는 후문이다. 양현종은 2007년 1라운드 전체 1순위 지명 출신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스타라는 점에서 KIA가 협상에서 자꾸 헛다리를 짚으면 후폭풍이 더 거셀 전망이다.

양현종은 올해도 30경기에 등판해 153이닝을 던졌다. 평균자책점이 5.06으로 높긴 하지만, KIA 선발 로테이션이 양현종 없이 돌아갈 만큼 탄탄하진 않다. 외국인 투수 2명과 이의리 정도만 상수다. 김도현은 팔꿈치 부상 변수가 있고, 팔꿈치 수술한 윤영철은 내년에 안식년을 보내기로 했다. 김태형, 황동하 정도가 내년 선발 경쟁 후보다.

KIA는 "오버 페이는 없다"는 기조로 계속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통합 우승을 해도, 올해 8위를 해도 이 기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언제 돈을 쓰겠다는 건가. 투자 없이 전력 강화가 가능할 만큼 육성 성공 사례가 많은 것도 아니다. 지켜보는 KIA 팬들은 속이 터진다.


왜 최형우는 KIA의 최종 구애 외면했나…양현종도 삐걱, 진짜 돈 쓸 생…
30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오승환의 은퇴식이 열렸다. KIA 양현종이 끝까지 남아 은퇴식을 지켜보고 있다. 대구=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9.30/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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