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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올해는 유격수와 3루수를 하고, 괜찮으면 내후년부터는 유격수를 시키는 게 좋지 않을까."
일단 몸 상태는 괜찮다. 김도영은 KBO 전력강화위원회가 3일 발표한 202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1차 캠프 참가 선수 29명 안에 이름을 올렸다. 햄스트링 부상은 이미 충분히 회복한 상태고, 현재 기술 훈련을 진행할 만큼 컨디션이 좋다.
김도영은 프로에 온 뒤로는 3루수 훈련을 집중적으로 받아 왔다. 고등학교 때까지 유격수를 했다고 해도, 프로에서 처음 포지션을 전향하는 만큼 충분한 수비 훈련 기간이 필요하다.
유격수 훈련량이 부족해도 바로 적응해서 잘하면 더할 나위 없지만, 적어도 내년까지는 김도영이 흔들렸을 때 바로 뒤를 받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아시아쿼터 선수로 유격수를 알아본 배경이다.
KIA가 테스트한 아시아쿼터 선수는 호주 국가대표 유격수 재러드 데일이다. KIA는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캠프를 진행하면서 데일 외에도 일본인 투수 2명을 더 테스트했는데, 세 선수 가운데 데일의 평가가 가장 좋았다. 계약 여부는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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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독은 "(김)도영이를 유격수로 테스트할 때 뒤에 다른 선수를 준비해두는 것과 준비해두지 않는 것은 차이가 크다고 생각한다. 도영이가 WBC 대표팀에 갈지 확실히 안 정해졌는데, 유격수를 보려면 유격수 훈련을 많이 해야 하는데 그만큼 많이 훈련할 수 있는 시간을 아직 많이 부여하지 못했다. 그래서 안정적인 선수를 먼저 한 명 확보해 두고 준비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이다. 데일은 내야 전 포지션이 되니까. 도영이와 (김)선빈이의 컨디션에 따라서 데일이 유격수, 3루수, 2루수도 되니까. 우리가 활용하는 데 있어서 투수보다 가치가 더 높을지 계속 고민하면서 살펴봤다"고 설명했다.
데일이 합류한다면, 김도영이 유격수로 완전히 전환하기 위한 시간을 벌어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김규성, 박민, 정현창 등 기존 내야수들보다 데일이 더 안정적일지 오키나와에서 확인한 것이다.
이 감독은 "도영이가 WBC 캠프에 가면 유격수보다는 3루수 연습을 하지 않겠나. 유격수로 많이 연습하지 못할 것이고, 대회에 나가면 3루수로 뛸 것이다. 유격수로 연습이 충분히 안 된 상태로 들어가는 것보다는 올해는 상황에 따라 유격수와 3루수를 보게 하면서 내후년에는 완전히 유격수를 시키는 방향으로 가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완전히 준비가 됐을 때 도영이가 유격수로 가면 자기 기량을 다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 1년 정도는 시간을 벌어주면서 준비를 시키는 게 도영이에게도 팀에도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해서 여러 가지를 고민했고, 그중에 아시아쿼터 선수도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도영은 지난해 141경기, 타율 0.347(544타수 189안타), 38홈런, 40도루, 109타점, OPS 1.067을 기록, 정규시즌 MVP를 차지했다. 올해도 리그 정상을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로 시즌을 준비했지만,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내년 반등이 절실한 상황에서 컨디션 회복과 유격수 완전 전환까지 동시에 해내기는 벅찰 수는 있다. WBC와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까지 대표팀 일정도 빡빡하다.
이 감독은 "도영이가 아마 속으로 이를 갈고 있을 것이다. 우리 팀에도 중요한 선수지만, 우리나라에도 굉장히 중요한 선수라 더 고민이 되는 것 같다"며 김도영과 팀 모두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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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