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얼마나 프로야구 선수가 되고 싶었는지는 확실히 알겠다. 호주리그에서 선수로 뛰고 있는 허민 전 키움 히어로즈 의장이 연습 경기에 깜짝 등장했다.
한화 이글스의 스프링캠프 연습 경기에서 깜짝 인물이 등장했다. 한화는 지난 15일 호주 멜버른 볼파크에서 호주프로야구(ABL)팀 멜버른 에이시즈와 연습 경기를 펼쳤다.
4-4 동점이던 6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멜버른이 투수를 교체했다. 그런데 마운드 위에 서있는 투수의 비주얼이 상당히 낯 익었다. 한화 구단의 공식 영상 채널에서 중계를 맡은 김민수 캐스터와 김태균 해설위원도 "낯이 굉장히 많이 익다"며 힌트를 줬다.
투수는 놀랍게도 허민 전 키움 히어로즈 의장이었다. 성공한 기업인 출신인 허 전 의장은 아마추어 출신이지만 꾸준히 야구 선수, 투수가 되고 싶다는 의욕을 드러내왔었다. 독립리그에서 뛰기도 했고, 키움 의장 시절에도 소속 선수들을 상대로 라이브 피칭이나 캐치볼을 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갑질' 논란이 일어났었다. 구단 사유화 논란이 벌어진 후 KBO로부터 2개월 직무 정지 제재를 받았고, 2022년 연임을 포기하면서 현재는 KBO리그 내에서는 어떤 직무도 맡고있지 않은 상황이다.
임종찬을 상대로 투구하는 허민 전 의장. 사진=이글스TV 중계 화면 캡쳐
그러나 키움을 떠난 후로도 계속해서 야구선수에 대한 꿈은 접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1976년생인 그는 올해 50세지만, 트라이아웃을 통해 ABL 멜버른 구단에 입단하는 집념을 보였다. ABL은 선수층이 워낙 다양해 과거 구대성이나 크리스 옥스프링처럼 은퇴 연령을 넘긴 고령의 선수들도 뛰는 경우가 흔하다. 허민 전 의장에게도 기회가 주어질 수 있었던 환경이다.
6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등판한 허민 전 의장은 첫 타자로 한화 임종찬을 상대해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너클볼'의 그의 주무기인데, 느린 아리랑볼로 프로 선수들이 타이밍을 맞히기 쉽지 않아 보였다.
이이어 유민 상대로 초구 폭투가 나오면서 1루 주자 임종찬이 2루까지 들어갔고, 이후 유민마저 볼넷으로 내보내며 2연속 볼넷 출루를 허용했다. 이후 포일까지 나오면서 주자가 모두 득점권에 진루.
허민 전 의장은 한화 한지윤을 상대해 1B2S에서 삼진을 잡아내면서 이닝을 끝냈다. 주심이 최초 볼을 판정했지만, 이후 4심 합의 끝에 스트라이크로 번복되며 삼진이 선언됐다. 이후 7회초를 앞두고 멜버른은 다시 투수를 교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