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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클레이튼 커쇼는 과연 미국 국기를 달고 국제대회 마운드에 오를 수 있을까.
커쇼는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각) 애리조나주 스카츠데일에서 콜로라도 로키스를 상대로 평가전 마운드에 올랐다.
마크 데로사 미국 감독은 선발 라이언 야브로가 3이닝을 2안타 1실점으로 막자 3-1로 앞선 4회말 커쇼를 두 번째 투수로 올렸다. 그러나 배팅볼 투수 수준이었다. 4타자를 상대해 볼넷과 홈런을 내주고 2실점한 뒤 아웃카운트 2개를 잡고 교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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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조던 벡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았으나, 초구 87.2마일 싱커가 가운데 높은 코스로 몰리면서 100.5마일의 강한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나왔다. 브랙스턴 풀포드를 풀카운트 끝에 볼넷으로 내보낸 커쇼는 와일드피치까지 범했다. JT 럼필드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은 뒤 카슨 스키퍼로 교체됐다. 스키퍼가 카일 캐로스에과 좌월 투런포를 얻어맞아 커쇼의 실점은 2개로 늘었다.
13개의 공을 던진 커쇼는 직구 스피드가 최고 87.4마일, 평균 86.7마일에 그쳤다. 작년 직구 평균 구속은 89마일이었다. 2.3마일이나 덜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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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커쇼는 "선수 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대표팀 저지를 입는 것이 내 버킷리스트였다. 분명 다시는 야구공을 던지지 않겠다. 그래서 가슴에 성조기를 달고 대표팀 선수단과 더그아웃에 다시 들어간 것은 정말 특별하다"고 소감을 나타냈다.
이어 그는 "다시 야구공을 잡는 게 그렇게 유쾌하지는 않았지만, 데로사 감독이 불러줬을 때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다"고 했다.
ESPN은 커쇼를 '비상 상황에서 유리를 깨야 하는 선수(break glass in case of emergency player)'라고 표현했다. 즉 위기에서 막아줄 구원투수라는 것이다. ESPN은 '커쇼는 완전붕괴(blowout)가 있을 때만 부름을 받을 것이다. 따라서 그가 이번 WBC에서 실제 마운드에 오를지는 보장할 수 없다'며 '수요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시범경기는 그가 미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선 유일한 무대가 될지도 모른다'고 논평했다.
그만큼 결정적인 상황에서 믿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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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것은 이날 커쇼가 첫 타자 모니악에게 홈런을 내주자 콜로라도 팬들은 모니악이 아닌 커쇼를 향해 환호했다는 사실이다. 커쇼가 투아웃을 잡고 내려가자 팬들은 일제히 일어나 기립박수를 보내줬다. 미국 주장 애런 저지는 "커쇼가 기립박수를 받는 걸 보고 소름이 돋았다. 팬들은 열광했다"고 말했다.
카일 슈와버는 "커쇼가 WBC에 출전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정말 기대되고 설렌다. 그의 지혜를 다시 보게 되다니, 명예의 전당에 즉시 들어가겠지만, 그가 말하는 걸 듣는다는 건 정말 멋진 일"이라고 커쇼와 함께 뛰는데 대한 소감을 나타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