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원래 오늘 저녁을 같이 먹고, 훈련도 같이 하기로 했었거든요."
설레는 마음을 안고 두산 베어스에 합류한 '트레이드 이적생' 손아섭. 하지만 딱 하나 마음에 걸리는 것은 있다. 바로 한화 이글스에서 함께 했던 절친한 후배 노시환이다.
나이 차이는 12살이 나지만, 같은 부산 출신이기도 하고 지난해 손아섭이 트레이드로 한화에 합류하면서 더욱 가까워진 두사람이다. 트레이드 소식이 알려진 후에도 노시환이 곧바로 전화가 왔다.
손아섭은 두산에서 등번호 8번을 달았다. 늘 '31번'이라는 상징적 번호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완전히 바꿔봤다.
손아섭은 "정말 새로운 마음으로 3 근처에도 안가는 뜸금없는 번호를 해보고 싶었다. 처음에는 구단에서 36번을 주려고 하셨는데, 그냥 완전 새로운 마음으로 해보자 싶어서 8번을 골랐다"면서 "사실 노시환이 8번 아닌가. 저에게는 정말 가장 고마운 동생이다. 아까 전화가 왔길래 '시환아. 너와 함께 한다는 마음을 가지고 8번을 달았다' 하니까 너무 좋아하더라. 그러면서 '8번은 쓰리지지 않는 오뚜기 정신을 담고 있습니다. 좋은 의미입니다' 이렇게 이야기 하더라. 사실 너도 지금 많이 쓰러져있는 것 같은데, 내가 없어도 우리 같이 8번 달고 다시 일어서자 이런 농담도 했다"며 통화 내용을 공개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내심 마음이 쓰이는 손아섭이다. 노시환은 올 시즌을 앞두고 최대 307억원에 달하는 초장기 초대형 비FA 다년 계약을 체결했지만, 올 시즌 극도의 타격 부진 끝에 13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상태다.
손아섭이 트레이드되지 않았다면, 14일에 서산 2군에서 만나게 될 예정이었다. 저녁 식사를 함께 하기로 약속도 해둔 상태였다.
손아섭은 "원래 오늘 시환이랑 저녁을 먹기로 해서 식당까지 다 예약을 해놨었다. 또 시환이가 서산에 내려오면 같이 훈련을 하기로 짜놓은 것도 많았다. 마지막에 선배로서 못 도와주고 온 것 같아서 마음은 아프다"고 했다. 부진에 빠져있는 노시환을 위해, 2군에 있는 동안 같이 부진 탈출을 위한 훈련 스케줄을 세워놓았던 손아섭이다.
노시환에게 해줄 응원의 메시지가 있냐는 질문에 손아섭은 "우리나라 최고 몸값 선수인데 제가 이야기해줄 기술적인 부분은 없다. 시환이는 굉장히 밝은 친구고, 말도 안될 정도로 무한 긍정인 친구다. 그런 친구가 요즘 통화할 때는 조금 기가 죽어있더라. 그래서 '너답지 않다'고 이야기 해줬다. 오늘 이야기 많이 하기로 했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좀 아쉽기도 한다. 그러나 의심의 여지가 없는 친구다. 야구를 하다보면 힘든 시간은 누구나 온다. 저 역시도 지금 힘든 시간을 겪고있지만, 우리나라 최고의 3루수이기 때문에 걱정 안한다"며 멀리서나마 노시환을 향한 격려 메시지를 전했다.
인천=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