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의 마운드를 든든하게 지켰던 '사직예수' 애런 윌커슨(36·푸방 가디언스)이 대만 무대 상륙 직후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압도적이었던 한국 시절과는 딴판인 성적표를 남긴 채, 결국 개막 한 달도 되지 않아 짐을 싸게 됐다.
대만의 현지 매체들은 지난 14일 "푸방 가디언스가 외국인 투수 윌커슨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하고 2군으로 내려보냈다"며 "그의 빈자리는 일본인 투수 스즈키 ??스케가 채울 예정이다"라고 보도했다.
윌커슨은 2023년 롯데의 대체 외인으로 합류해 7승 2패 평균자책점 2.26으로 화려하게 등장했다. 이어 2024년에도 12승 8패 평균자책점 3.84를 기록, 팀의 확고한 1선발 역할을 수행하며 롯데 팬들 사이에서 '사직예수'라는 별명까지 얻었던 전형적인 '효자 외인'이었다.
하지만 올해 대만프로야구리그(CPBL)에서는 현재까지 3경기 1승 2패, 평균자책점은 무려 6.92에 달한다. 롯데 시절 강점이었던 정교한 제구 위주의 피칭이 오히려 대만 타자들에게는 '치기 좋은 공'으로 전락하며 난타당했다.
푸방 쉬밍제 투수 코치는 윌커슨의 부진 원인에 대해 "구종 간 속도 차이가 크지 않다. 이로 인해 타자들이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는 공을 노려 치기가 매우 쉬운 상황. 대만 심판들의 스트라이크 존에 아직 완전히 적응하지 못한 점도 부진의 이유"라고 짚었다.
이어 쉬 코치는 "원래 한 차례 추가 등판 이후 조정을 계획했으나, 하루라도 빨리 2군에서 냉정하게 자신을 돌아볼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일정을 앞당겼다"고 설명했다.
이제 윌커슨은 2군에서 '생존 경쟁'을 벌여야 한다. 하지만 복귀까지는 험난한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CPBL 규정상 외인 말소 시 최소 15일이 지나야 복귀가 가능한 데다, 현재 푸방 2군에는 1군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는 대체 외인 투수가 3명이나 있다.
KBO리그를 폭격했던 베테랑 우완의 자존심이 구겨진 상황. 과연 윌커슨이 대만 무대 적응 실패라는 꼬리표를 떼고 다시 1군 마운드로 돌아올 수 있을지, 국내 야구팬들의 시선도 대만으로 향하고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