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다시 뺏길 것 같아요."
KIA 타이거즈는 현재 프로 2년차 우완 성영탁을 마무리투수로 기용하고 있다. 시즌 초반 정해영이 부진해 2군에서 재정비하는 시간을 보내는 사이 성영탁이 빈자리를 차지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정해영이 지난 22일 1군에 올라온 뒤로도 계속해서 성영탁을 마무리투수로 기용하고 있다. 이제 정해영도 당연히 자리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준 것. 물론 마무리투수로 복귀할 수 있는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 있다. 경쟁에서 성영탁을 압도하면 된다.
이 감독은 "지금은 (성)영탁이가 좋기 때문에 마무리는 영탁이한테 맡겨 놓고, (정)해영이 본인도 '팀이 이기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얘기를 했다"며 정해영도 현실을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KIA는 25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4대3으로 승리해 2연승을 달렸다. 선발투수 양현종이 5이닝 3실점을 기록하고 불펜으로 공을 넘겼고, 6회부터 이태양(1이닝)-정해영(1이닝)-김범수(⅔이닝)-성영탁(1⅓이닝)이 무실점으로 이어 던져 1점차 승리를 지켰다.
정해영은 1군 복귀 후 처음 홀드를 챙기며 컨디션이 올라왔음을 증명했다. 1이닝 동안 4타자를 상대하면서 1안타 2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시즌 초반보다 마운드에서 훨씬 안정적이었고, 구위도 회복한 모습이었다.
성영탁은 아웃카운트 4개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공 11개로 4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했다. 구속이 빠르지 않아도 성영탁 특유의 배짱과 제구력이 돋보였다.
성영탁은 정해영과 경쟁 구도를 그리고 있는 것과 관련해 "욕심을 내고 있다기 보다는 주어진 자리에서 열심히 하려고 하고 있다. 오늘(25일)도 (정)해영이 형 공이 진짜 좋아서 다시 뺏길 것 같다. 해영이 형이 189세이브를 한 데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오늘 해영이 형의 투구를 봤던 것 같다"고 엄지를 들었다.
물론 성영탁도 맥없이 물러날 이유는 없고, 그러고 싶은 마음도 없다.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다 보면 마무리 자리를 계속 유지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성영탁은 올 시즌 11경기에서 3세이브, 3홀드, 13이닝, 평균자책점 0.69를 기록하며 KIA 불펜 가운데 가장 빼어난 성적을 내고 있다. WHIP(이닝당 출루 허용수)도 0.85에 불과하다.
정해영은 1군 복귀 후 2경기에서 1홀드,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고, WHIP는 1.00을 기록했다. 2군에서 재정비하기 전과 비교하면 기록이 훨씬 좋아졌지만, 아직은 시간을 두고 더 지켜볼 필요는 있다. KIA로선 성영탁과 정해영의 건강한 경쟁 구도를 지켜보는 게 나쁘지만은 않다.
성영탁은 "마무리투수는 구위가 가장 중요한 것 같고, 그냥 나가면 다 이기겠다는 마인드가 중요한 것 같다"며 경쟁보다는 팀 승리를 지키는 데 집중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였다.
광주=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