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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와 함께 뛴다는 마음으로' 헬멧·모자·벨트에 새긴 등번호 1번, 돌아올 그날까지 함께 뛴다 [광주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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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한화의 경기. 문동주 등번호 1번을 헬멧과 모자에 새긴 강백호와 노시환. 광주=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6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한화의 경기. 문동주 등번호 1번을 헬멧과 모자에 새긴 강백호와 노시환. 광주=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광주=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동주와 함께 뛴다는 마음으로.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이탈한 동료를 향한 진심이 그라운드 위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숫자 하나에 담긴 의미는 단순한 기호가 아니었다. 한화 이글스 선수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문동주와 함께 뛰고 있었다.

선발 투수로 마운드 위에 올랐던 문동주는 경기 도중 어깨 부상을 당하며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팀 마운드의 핵심이었던 문동주의 이탈은 전력 이상의 공백이었다. 하지만 동료들은 그 빈자리를 '마음'으로 채웠다.

3루수 노시환은 문동주가 착용하던 벨트에 이어 모자에는 부상으로 이탈한 동료들의 등번호 1번, 11번, 24번을 새겼다.
3루수 노시환은 문동주가 착용하던 벨트에 이어 모자에는 부상으로 이탈한 동료들의 등번호 1번, 11번, 24번을 새겼다.

3루수 노시환은 문동주의 등번호 1번을 헬멧과 모자에 새긴 데 이어, 그의 벨트까지 착용하고 경기에 나섰다. 함께할 수 없는 현실 속에서도 '같이 뛴다'는 의미를 행동으로 보여준 선택이었다. 유격수 심우준 역시 헬멧에 문동주의 등번호를 새겼고, 여기에 부상으로 이탈한 엄상백의 11번까지 더했다. 외국인 타자 페라자의 모자에도 1번이 새겨져 있었다.

작은 숫자 하나였지만, 그 안에는 동료를 향한 진심이 담겨 있었다.

그 마음은 경기력으로 이어졌다.

헬멧에 등번호 1번 새기고 홈런포를 터뜨렸던 노시환.
헬멧에 등번호 1번 새기고 홈런포를 터뜨렸던 노시환.

노시환은 6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전 선발 올러를 상대로 첫 타석부터 안타를 뽑아내며 공격의 물꼬를 텄다. 이어 심우준의 적시타 때 홈을 밟으며 선취 득점을 책임졌다. 문동주의 등번호를 새긴 두 선수가 직접 득점과 타점을 만들어냈다.

2사 만루 찬스에서 심우준은 침착하게 방망이를 돌렸고, 타구는 우익수 앞에 떨어졌다. 경기 초반 흐름을 완전히 가져오는 결정적인 한 방이었다. 이후 8회에도 추가 타점을 올리며 팀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이날 심우준은 결승타 포함 2안타 3타점으로 중심 역할을 해냈다.

이날 결승타 포함 맹타를 휘두른 심우준의 헬멧에도 등번호 1번이 새겨져있었다.
이날 결승타 포함 맹타를 휘두른 심우준의 헬멧에도 등번호 1번이 새겨져있었다.

수비에서도 노시환의 존재감은 빛났다. 핫코너를 안정적으로 지켜내며 투수진의 부담을 덜어줬다. 방송을 통해 보고 있을 문동주에게 '함께 뛰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여준 경기였다.

공교롭게도 문동주의 등번호를 새긴 선수들이 중심이 돼 올 시즌 KIA전 4연패를 끊어냈다. 전날 투수 총동원에도 패했던 한화는 이날 완전히 다른 흐름을 만들었다. 선발 류현진의 6이닝 1실점 호투와 더불어 타선에서는 동료를 향한 마음이 결과로 이어졌다.

김경문 감독도 어깨 부상으로 이탈한 문동주를 진심으로 걱정했다.
김경문 감독도 어깨 부상으로 이탈한 문동주를 진심으로 걱정했다.

경기 전 김경문 감독은 문동주의 부상 소식을 전하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동주도 많이 울더라"는 말에는 팀의 현실과 선수 개인의 아픔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문동주는 어깨 관절 와순 손상으로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다. 복귀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 투수에게 어깨 수술은 커리어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구단 역시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잠실 LG전 마운드에 올랐던 한화 선발 문동주.
지난달 21일 잠실 LG전 마운드에 올랐던 한화 선발 문동주.

쉽지 않은 상황. 하지만 한화 선수들은 멈추지 않았다.

등번호 1번 하나로 연결된 마음. 함께할 수 없어도 함께 뛰고 있다는 메시지. 노시환, 심우준, 강백호 그리고 동료들이 보여준 진심은 이날 승리 이상의 의미로 남았다.

문동주가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돌아올 그날까지, 한화 선수들은 그의 등번호 1번을 새기고 함께 뛴다.

노시환은 문동주와 함께 한다는 마음으로 그의 벨트까지 착용하고 경기를 뛰었다.
노시환은 문동주와 함께 한다는 마음으로 그의 벨트까지 착용하고 경기를 뛰었다.
강백호도 등번호 1번을 새긴 헬멧을 쓰고 9회 홈런포를 터뜨렸다.
강백호도 등번호 1번을 새긴 헬멧을 쓰고 9회 홈런포를 터뜨렸다.
이날 결승타의 주인공 심우준의 헬멧에도 등번호 1번과 11번이 새겨져있었다.
이날 결승타의 주인공 심우준의 헬멧에도 등번호 1번과 11번이 새겨져있었다.
외국인 타자 페라자 모자에도 등번호 1번.
외국인 타자 페라자 모자에도 등번호 1번.
문동주와 누구보다 가까웠던 노시환은 벨트와 모자에 등번호 1번을 새겼다.
문동주와 누구보다 가까웠던 노시환은 벨트와 모자에 등번호 1번을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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