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거포에 목말랐던 영웅군단에 마침내 가뭄을 적실 단비가 내렸다. 메이저리그(MLB) 통산 50홈런의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키움 히어로즈의 새 외국인 타자 케스턴 히우라(30)가 KBO리그 데뷔 첫 홈런포를 가동하며 강력한 무력시위를 시작했다.
히우라는 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원정 경기에 3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1-1로 팽팽히 맞선 3회초 역전 투런 홈런을 작렬시켰다.
0-1로 뒤지던 키움은 3회초 권혁빈의 2루타와 서건창의 진루타로 만든 2사 3루에서 안치홍의 좌전 적시 2루타로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계속된 2사 2루 기회에서 타석에 들어선 히우라는 SSG 선발 투수 앤서니 베니지아노와 풀카운트까지 가는 끈질긴 접전을 벌였다. 이어 6구째 시속 149㎞짜리 바깥쪽 높은 직구가 들어오자 이를 놓치지 않고 통타, 우측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비거리 115m 투런 아치를 그렸다. 지난달 30일 고척 KT 위즈전에서 KBO리그에 첫선을 보인 이후 3경기 만에 터진 감격적인 데뷔 첫 홈런이다.
올 시즌 키움 히어로즈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단연 '화력 부족'이었다. 2일 기준 KBO리그 팀 홈런 순위를 살펴보면 키움의 현실은 잔인할 정도로 뼈아프다.
팀 홈런 33개로 1위 KIA 타이거즈(65개)에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다. 담장을 넘겨 단숨에 경기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는 거포의 부재는 키움의 하위권 정체를 깊게 만들었다. 결국 키움 벤치는 지난달 중순 기존 외국인 타자 트렌턴 브룩스와 전격 결별을 선택했고, 연봉 40만 달러, 옵션 10만 달러 등 총액 50만 달러(약 7억 6000만 원)를 투자해 히우라를 전격 영입했다.
히우라가 키움의 거포 목마름을 완전히 해소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은 그가 미국 무대에서 남긴 정량적인 기록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2017년 미국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9순위라는 특급 유망주로 밀워키 브루어스에 지명된 히우라는 2019년 빅리그 데뷔 첫해부터 폭발했다. 당시 84경기에 출전해 19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며 타율 3할3리, OPS 0.938이라는 가공할 성적을 남겼다. 이후 2020년 13홈런, 2022년 14홈런을 기록하는 등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확실한 거포 정체성을 보여줬다.
마이너리그(AAA) 무대에서의 폭격 능력은 한층 더 대단했다. 지난해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 코메츠(LA 다저스 산하)에서 100경기 21홈런 67타점 타율 2할7푼2리 OPS 0.876을 기록했다.
최근 3년 동안 마이너리그에서 매 시즌 20개 이상의 홈런을 때려내며 정교함과 파워를 꾸준히 유지해 왔다. 비록 최근 메이저리그에서는 많은 기회를 잡지 못했으나 장타 툴만큼은 KBO리그를 압도하기에 충분하다는 평이 주를 이룬 이유다.
KBO리그 데뷔전이었던 지난 달 30일 KT전에서 2루타를 포함해 5타수 2안타로 예열을 마친 히우라는 31일 4타수 무안타로 잠시 숨을 고른 뒤, 이날 세 번째 경기만에 완벽한 우월 홈런포를 가동했다. 149㎞짜리 빠른 직구를 결대로 밀어 쳐 우측 담장을 넘겼다는 점은 리그 투수들의 구속에 이미 적응을 마쳤음을 시사한다.
팀 홈런 최하위에 처져 있는 키움이 반등하기 위해서는 히우라의 홈런 시계가 멈추지 않고 돌아가야만 한다.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호령했던 파괴력을 KBO리그 무대에서 고스란히 재현하기 시작한 히우라가 과연 키움의 지독한 거포 가뭄을 시원하게 해결해 줄 구세주가 될 수 있을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