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라이온즈가 '약속의 8회'를 완성하며 극적인 역전승과 함께 NC전 절대 우위를 이어갔다. 짜릿한 역전극의 중심에는 교체 출전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박승규의 결정적 한 방이 있었다.
삼성은 2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주중 첫 경기에서 8대7로 승리했다.
선발 후라도가 흔들리며 4-7로 패색이 짙었으나, 8회말 엘도라도 떼창 속에 타선이 폭발했다.
선두 디아즈의 2루타와 전병우의 안타로 만든 1사 1, 3루 기회에서 대타로 나선 박승규가 NC 필승조 임지민의 초구 129km 슬라이더를 그대로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동점 스리런 홈런을 터뜨렸다. 이어 김성윤의 결승타까지 터지며 삼성은 8대7 '케네디 스코어'로 대역전극을 완성, 올 시즌 NC전 7전 전승 행진을 달렸다.
최근 불붙었던 방망이가 한 차례 가라앉았다가 다시 고개를 들던 시점. 박승규에게는 더욱 의미 있는 한 방이었다.
박승규는 "타격 페이스는 언제 왔다가 언제 갈지 모르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그 안에서 최선의 조정을 하려고 노력 중"이라며 "최근 타이밍 문제로 고민이 많았는데, 동료 (이)해승이와 대화를 나누며 생각을 잘 정리했다"고 부활의 비결을 밝혔다.
구체적인 대화 내용을 묻는 말에는 "하도 대화를 많이 나누다 보니 둘만 아는 모호하고 감각적인 부분이라 정확하게 딱 떨어지게 설명하긴 어렵다"며 웃었다.
상대 투수 임지민의 빠른 공에 대처하기 위해 그는 "특별한 구종을 노리기보다 스트라이크 존을 그려놓고 진입하는 공에 타이밍을 맞추는 데만 집중했다"고 말했다.
홈런 직후 베이스를 돌며 평소답지 않은 격한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이에 대해 "정말 기쁘기도 했고, 내가 분위기를 더 끌어올리면 팀적인 부분에서도 큰 시너지 효과가 날 것 같아 일부러 더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혼자였다면 이런 상황이 안 나왔을 텐데, 앞에서 살아 나가 준 병우 형과 뒤에서 결승타를 쳐준 성윤이 등 팀원들에게 감사하다"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날 역전극의 백미는 8회말 라이온즈파크에 울려 퍼진 응원가 '엘도라도'의 떼창이었다.
관중석의 뜨거운 열기는 고스란히 선수들에게 전달됐다. 박승규는 "타석에 서 있을 때는 투수에게 집중하느라 응원 소리가 잘 들리지 않지만, 홈런을 치고 난 뒤 팬분들이 외쳐주시는 응원을 들으면 전율이 돋고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우리가 야구를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 아닐까 싶다"며 벅찬 감정을 가감 없이 전했다.
작년의 경험을 발판 삼아 비시즌 동안 철저히 준비했고, 선배들의 조언 속에 점점 발전하고 있다는 박승규는 시즌 8호 홈런으로 디아즈, 최형우와 함께 팀 내 홈런 1위를 달리고 있다. 개인 기록 경신을 이어가고 있지만 "지금 홈런이 많다고 시즌 끝까지 유지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기록에 연연하지 않고 눈앞의 타석에만 최선을 다하려 한다"며 담담한 마음을 표현했다.
주자가 쌓인 클러치 상황에 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박승규는 "작년에는 득점권에서 많이 못 쳤지만, 원래 주자가 깔려있는 상황에 타석에 들어가는 것을 굉장히 좋아한다"며 승부사 다운 모습을 보였다. 그는 "내가 해결하면 영웅이 되는 것이고 못 치면 비난을 뒤집어쓰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찬스 상황이 주는 가슴의 떨림과 긴장감 자체가 좋다"며 환하게 웃으며 인터뷰를 마무리 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